이재명 의원이 28일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로 선출됐다. 이 의원은 역대 최고 득표율인 77.77%로 박용진 후보를 여유 있게 물리쳤다. 전날까지 진행됐던 17개 시도 권리당원 경선 전 지역에서 승리, 일찌감치 당선이 예상됐던 이 의원은 이날 진행된 대의원 투표에서도 박 후보에 압승하는 등 절대적 지지를 확인했다. 7명의 후보 중 5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정청래, 박찬대 의원 등 4명의 친명계 의원이 당선됐다. 이 대표는 연설에서 “발목잡기가 아닌 잘하기 경쟁을 펼칠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또 "혁신과 민생개혁의 결과로 평가받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선에서 패배한 지 불과 5개월 만에 거대 야당 수장이 되면서 정치적 중량감을 확인했지만 당대표 이재명 앞에 놓인 과제는 어느 것 하나 만만하지 않다. 밖으로는 170석 가까운 거대 야당을 이끄는 리더로서 윤석열 정부 견제라는 야당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안으로는 친명과 비명으로 갈라진 당을 통합하는 정치력을 보여줘야 한다. 특히 그는 대장동ㆍ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여러 가지 사법 리스크를 떠안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전당대회 직전 민주당 중앙위가 ‘기소 시 당직자 직무 정지’ 조항이 포함된 당헌 80조를 개정하면서 여러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 대표를 위한 방탄용 개정이라는 논란이 불거졌다. 행여라도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정치적 꼼수를 쓸 경우 민주당은 국민들의 눈에 일개 정치인을 위해 움직이는 사당(私黨)으로 보일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 한다.
이른바 개혁의 딸로 불리는 열성 지지층은 이 대표의 자산이 아니라 부담이 될 것이다. 정치적 위기를 이런 팬덤 정치로 돌파하려 한다면 민주당의 당내 민주주의 부재에 실망해 등을 돌린 중도층의 마음을 되돌릴 수 없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이재명 민주당’이 민심을 되찾을 수 있는 길은 개혁과 쇄신의 비전을 보여주고 실천하는 길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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