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어 GS도 주식 양도세 소송 승소..."23억 부과 취소하라"

입력
2022.08.2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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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경쟁 매매로 자녀와 손자에 주식 양도
국세청 "특수관계인 간 주식 저가 거래"
법원 "시가대로 세금 납부... 합리성 없지 않아"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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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 총수 일가인 허완구 전 승산 회장의 자녀들이 과세당국을 상대로 주식 양도세 취소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김정중)는 최근 허 전 회장의 자녀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와 허인영 승산 대표가 성북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양도소득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GS그룹 공동 창업주인 고(故) 허만정 명예회장의 5남인 허 전 회장은 2008년과 2016년 ㈜GS 주식 48만9,000주를 아들인 허용수 대표 등 자녀 및 손자들에게 팔고, 거래가액을 기준으로 양도소득세를 납부했다. 허 전 회장은 2017년 2월 세상을 떠났다.

과세당국은 2018년 11월 세무조사에 착수해 양도소득세 23억3,000여만 원을 추가로 부과했다. 특수관계인끼리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주식을 거래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허 대표 등은 불복하고 2020년 11월 소송을 제기했다. 특수관계인 간 거래가 아닌 장내경쟁매매로, 시가에 따라 주식을 양도한 정상적 거래라는 주장을 폈다. 과세당국 측은 "허 전 회장이 장내경쟁매매 시장에서의 특정인 거래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맞섰다.

법원은 허 대표 등의 손을 들어줬다. "주식을 거래하면서 제3자의 개입을 차단하거나 거래 사실을 숨기려는 시도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받아들이는 한편, "특수관계인 간 부당한 거래에서 나타는 '폐쇄성'을 찾아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합리성이 없는 주식 저가 거래'라는 과세당국 주장은 인정하지 않았다. 법원은 "허 전 회장은 거래 지시를 하기 전 당시의 주식 시세를 확인하고 시세에 맞춰 거래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거래로 인해 시장 내 거래 가격이 왜곡되었다고 볼 만한 정황도 발견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법원은 범LG그룹 총수 일가의 과세당국을 상대로 한 양도소득세 취소 소송에서도 같은 이유로 원고 측 손을 들어줬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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