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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게 흔한 편두통, 극단적 선택 충동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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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두통(migraine)은 4시간 이상 머리가 욱신거리는 통증에다가 구토나 빛, 소리 공포증 등이 동반되는 고통스러운 질환이다. 이 때문에 일상생활도 제대로 영위하지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거의 없어 대다수 사람이 가벼운 두통으로 인식하고 있다.
편두통 환자는 830만 명 정도(성인의 16.6%)로 추정되지만 평생 한 번이라도 의사를 찾아가는 편두통 환자는 33.6%에 불과하고 편두통을 규칙적으로 치료하는 사람은 16.6%에 불과하다.
편두통을 앓는 환자 가운데 33% 정도가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할 충동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종근ㆍ박성파 경북대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팀이 국내 11개 병원 두통클리닉(신경과)을 찾은 편두통 환자 35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다.
연구 결과, 극단적 선택 충동을 느끼는 ‘자살 경향성’이 있는 환자가 118명(33%)이었고, 여성이 94.1%로 남성 5.9%보다 크게 높았다(대한신경과학회지 8월 호).
자살 경향성이 동반된 편두통 환자 가운데 주요 우울장애와 범불안장애가 있는 환자는 각각 80.5%(95명)로, 자살 경향성이 없는 환자보다 의미 있게 높게 나타났다.
서종근 교수는 “특히 여성 편두통 환자가 자살 경향성이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고, 편두통 지속 시간이 길수록 자살 경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편두통은 빛·소리·냄새 등 외부 자극에 뇌가 과민 반응해 뇌 혈관이 수축·이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머리가 맥박처럼 뛰는 것 같은 지끈거리는 통증이 4~72시간 지속되면서 구역감·체함·메스꺼움 등과 같은 소화기 증상이 동반된다. 빛·소리에 의해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편두통으로 인한 통증은 단순 두통보다 강도가 훨씬 높다. 출산의 고통보다 심하기도 하고, 환자의 70% 이상이 통증으로 일상생활에 제한을 받는다. 편두통에 대한 가장 큰 오해가 바로 한쪽 머리만 아프다는 것이다. 편두통은 왼쪽과 오른쪽, 앞뒤를 번갈아 아프거나 양쪽 머리가 동시에 아픈 경우가 흔하다.
편두통은 예방적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편두통 환자 가운데 13%만 예방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한두통학회가 예방 치료를 강력 권고하는 편두통 환자는 생활 습관 개선과 급성기 치료를 적절히 시행했는데도 △편두통이 효과적으로 치료되지 않거나 △질환으로 장애를 겪거나 △급성기 치료가 효과적이지만 두통 빈도가 잦거나 △급성기 치료제를 월 10~15일 이상 사용해 ‘약물 과용 두통’ 우려가 있을 때다.
예방 치료는 2개월 이상 지속한 뒤 효과를 판단하며, 효과적이라면 3개월 이상 지속 후 용량을 줄이거나 중단할 수 있다. 유지 기간은 두통 빈도·강도, 일상생활 지장 정도 등 환자 상태에 따라 판단한다.
대한두통학회는 최소 3개월 이상 꾸준히 약을 먹고 예방 치료의 효능·부작용·순응도 평가와 유지 기간 결정에 도움이 되는 ‘환자 두통 일기’ 작성을 권고하고 있다. 국제두통학회 편두통 진단 기준에 따라 ‘두통 지속 시간, 통증 특성, 동반 증상’과 ‘두통 유발 요인’을 추가해 두통 일기를 적으면 진단과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대한두통학회는 환자와 의료진의 편의를 위해 ‘두통 일기 앱’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편두통은 치료약이 5종류, 예방약이 10~15종류가 있다. 편두통은 오랜 기간 심한 통증이 반복되는 뇌 질환이므로 통증 발생 후 복용하는 급성기 치료 못지않게 예방 치료가 중요하다.
대한두통학회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편두통 예방 치료 약물 가운데 프로프라놀롤, 토피라메이트, 디발프로엑스나트륨 제제를 권고하고 있다.
급성기 편두통 치료제로는 편두통 특이 약물인 트립탄 계열 약(수마트립탄, 졸미트립탄, 알모트립탄)을 주로 쓴다. 아스피린 같은 편두동 비특이 약물은 심한 편두통에는 효과가 적어 사용하지 않는다.
급성기 치료제는 가능한 한 빨리, 편두통 발생 후 1시간 내에 먹어야 효과가 좋다. 다만 주 3회 이상 급성기 치료제를 복용하면 약물 과용 두통이 생길 수 있기에 트립탄 계열 약은 월 10일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
만성 편두통 환자 중 예방약(항경련제, 베타차단제, 근이완제)을 복용해도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으로 약을 먹기 어려우면 작용기간이 길고 부작용이 적은 ‘보톨리눔 톡신 주사 치료’를 택할 수 있다.
일상에서 편두통을 예방하려면 본인에게 편두통을 일으키는 원인을 찾아 피하는 게 가장 좋다. 앞서 말한 ‘두통 일기’를 작성하다 보면 두통이 커피를 마실 때(카페인 섭취) 시작되는지, 혹은 과음할 때나 늦잠을 잘 때 시작되는지를 알게 된다. 원인을 파악하면 그다음은 간단하다. 커피나 술, 늦잠을 줄이는 것만으로 두통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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