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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지면 50% 이상 목숨 잃는 '뇌동맥류'…40~60대 여성에게 가장 흔히 발생

입력
2022.08.2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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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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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혈관 벽이 약해지면서 혈관이 풍선이나 꽈리처럼 부풀어 올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질환이 ‘뇌동맥류(腦動脈瘤ㆍcerebral aneurysm)’다. 풍선도 부풀다 보면 언젠가 터지듯이 뇌동맥류도 점점 부풀어 오르다가 터질 수 있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뇌와 척수 사이의 거미줄처럼 생긴 공간(지주막 아래)에 혈액이 스며든다(지주막하(蜘蛛膜下) 출혈). 이처럼 지주막하 출혈(거미막하 출혈)이 되면 50% 이상이 목숨을 잃는다.

뇌동맥류를 ‘머리 속 시한폭탄’으로 부르는 이유다. 따라서 조기 발견해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게 하면 예후가 좋고 일상생활도 가능하다.

고준석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동맥류는 최근 뇌출혈로 인한 유명인의 잇따른 사망으로 인해 관심이 높다”며 “뇌동맥류는 파열 시 초기 사망 위험이 30%에 달하고, 생존해도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남기므로 위험성을 더욱 강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뇌동맥류는 전체 인구의 1%에서 발견되고 있다. 최근 환자가 계속 늘고 있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뇌동맥류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7년 8만 492명에서 2021년 14만3,828명으로 최근 5년 새 70% 넘게 증가했다.

고령일수록 발생률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40~6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더 흔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고준석 교수는 “최근 뇌동맥류가 늘어나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조기 검진이 활성화되며 뇌동맥류를 발견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이유가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고 했다.

뇌동맥류는 파열하면 사망률이 높기에 파열을 막는 게 가장 중요하다. 파열을 막기 위해서는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 및 치료가 필수다.

특히 뚜렷한 증상이 없더라도 고혈압 등 혈압과 연관된 질환, 뇌동맥류 가족력 등이 있다면 정기검진을 하는 것이 좋다.

검사는 주로 뇌혈관 컴퓨터단층촬영(CTA), 뇌혈관 자기공명영상(MRA), 뇌혈관 조영술 등으로 한다. 뇌동맥류가 파열되기 전 발견해 치료를 시행하면 95% 이상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뇌동맥류가 발견되면 동맥류 모양ㆍ위치ㆍ크기와 환자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치료를 정한다. 파열되지 않은 비파열성 뇌동맥류는 크기가 3㎜ 이하면서 나이가 많다면 경과 관찰을 통해 보존적 치료를 받는다. 하지만 크기가 크거나 작더라도 모양이 울퉁불퉁해서 파열 위험이 크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치료는 ‘클립 결찰술(수술)’과 ‘코일 색전술(시술)’로 이뤄진다. 클립 결찰술은 이마 부위 두개골을 열고 클립 같은 고정 핀으로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를 졸라매는 수술법이다.

코일 색전술은 머리를 절개하지 않고 사타구니에 있는 대퇴동맥을 통해 뇌동맥에 가느다란 도관을 넣은 뒤 뇌동맥류 내부를 백금 등으로 만들어진 특수 코일로 채워 막는 방식이다. 클립 결찰술이 어렵거나 직접 수술 위험성이 큰 환자에게 적합하다.

일단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치명적이므로 재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파열된 뇌동맥류는 첫 24시간 이내 빈번히 다시 파열되고, 재파열되면 사망률이 70%에 이르므로 되도록 빨리 치료해야 한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둔기로 맞은 듯한 극심한 두통, 뒷목이 뻣뻣해지는 증상, 구토 등이 있을 수 있고 심한 경우 마비, 의식 소실, 호흡 마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드물게 감기 증상처럼 가벼운 두통이 며칠간 지속되기도 하기에 유의해야 한다. 파열돼도 클릴 결찰술과 코일 색전술을 시행하게 된다.

특히 클립 결찰술은 코일 색전술이 불가하거나 완전한 치료가 여의치 않거나, 뇌동맥류 파열 후 뇌출혈이 심하게 동반되어 뇌 혈종 제거술이 필요할 때 시행한다. 일단 출혈 이후에는 수술 후에도 재출혈, 혈관 연축이나 수두증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경과 관찰이 매우 중요하다.

고준석 교수는 “뇌동맥류를 예방하려면 고혈압ㆍ당뇨병ㆍ흡연ㆍ이상지질혈증ㆍ비만ㆍ스트레스ㆍ운동 부족 등 발생 요인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며 “특히 금주ㆍ금연을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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