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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없는 발인식...'수원 세 모녀' 떠나는 길도 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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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사각지대에서 병마와 생활고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수원 세 모녀'는 마지막 가는 길조차 외로웠다. 유족 없이 진행된 발인식은 울음소리 없이 쓸쓸했다.
26일 오전 11시 30분 수원시 중앙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세 모녀의 발인식에는 수원시청 공무원 10여 명만이 참석해 고인들의 마지막 길을 지켰다. 유족의 시신 인수 거부로 세 모녀의 장례식은 공영장례로 치러졌다.
예정된 발인 시간이 되자 검은색 정장을 입은 수원시청 직원 3명은 마지막으로 헌화한 뒤 묵념으로 고인을 추모했다. 묵념을 마친 이들은 장례지도사의 도움을 받아 세 모녀의 위패를 들고 장례식장 앞 운구 차량까지 이동했다. 세 모녀의 관도 차례로 차량에 실렸다. 일부 시민들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이 광경을 지켜봤다.
엄마 A씨의 관이 먼저 운구차로 옮겨졌고, 큰딸과 둘째 딸의 관도 차량에 실렸다. 운구차에는 운전기사와 위패를 든 공무원만이 동행했다. 발인식은 14분 만에 종료됐다. 이를 지켜본 한 주민은 “눈물 없는 발인식은 처음 본다. 이웃조차 모르고 외롭게 살다 죽었다고 들었는데 가는 길도 너무 초라해 보인다"며 씁쓸해했다. 또 다른 주민은 "고인들이 외롭지 않게 편안하게 영면하길 바란다"고 추모했다.
오후 1시 세 모녀는 수원연화장에서 화장된 후 연화장 내에 봉안됐다. 이들의 유골은 세 모녀의 주민등록상 주소지였던 화성시와 협의해 A씨의 아들이 영면한 함백산추모공원으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 세 모녀’는 지난 21일 오후 2시 50분쯤 수원시 권선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자궁암 진단을 받아 치료 중이었고 큰딸은 희소 난치병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병과 빚으로 생활이 힘들었다”고 유서에 남겼다. 이들은 16개월 치 건강보험료를 체납할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시스템에 포착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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