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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만의 대가뭄에 중국 가을 수확 비상...'식량 보위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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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 년 만에 찾아온 중국 대가뭄이 창장(長江·양쯔강) 유역을 비롯한 중국 곳곳의 농경지를 활활 태우고 있다. 중국 전체 곡물의 75%가 가을에 생산되는데, 이번 가뭄으로 올해 가을 작황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중국 정부가 약 2조 원 규모의 가뭄 피해 지원금을 편성하고 부랴부랴 식량 보위전에 나선 이유다.
25일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국무원은 전날 리커창 총리 주재하에 상무회의를 열고 경기부양 대책과 함께 100억 위안(약 1조9,500억 원)의 가뭄 피해 지원금을 편성했다. 지원금이 뿌려질 구체적인 분야는 제시되지 않았으나 "대부분이 벼농사 분야 피해를 상쇄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농업농촌부와 수자원부 등 중국 4개 부처도 가을 농작물 생산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긴급 통지'를 최근 발령했다. 농업용 관개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하천·호수·저수지 등 수자원의 과학적 관리를 강화하고 필요할 경우 인공 강우용 항공기와 로켓을 적극적으로 띄우라는 주문이 담겼다. 4개 부처는 "1961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길고 심한 폭염과 가뭄이 이어지며 가을 작황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가을 농작물 수확 보위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가을 수확 비상'은 중국 중남부 농업의 젖줄인 창장에서 비롯됐다. 아시아에서 가장 긴 강이자, 중국인 4억 명의 식수원인 창장은 최근 70여일간 지속된 폭염으로 1865년 이래 가장 낮은 수위를 보였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창장과 연결된 중국 최대 담수호인 장시성의 포양호도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물이 많을 때 수면의 면적은 3,500㎢ 이상이지만 이번 가뭄에 따라 최근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로이터통신은 "포양호 인근 주민들이 바닥을 드러낸 호수를 편하게 걸어 다니고 있다"며 "그들의 발밑에는 이미 죽은 조개와 물고기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 현지인도 황당한 듯 "일찍이 이런 광경을 본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중국 수자원부에 따르면, 창장을 끼고 있는 △쓰촨 △충칭 △후베이 △장쑤 등 10개 시·성의 농경지 323만㏊(헥타르)가 피해를 입었다. 대부분의 농경지 벼는 수확할 가치가 없는 수준으로 말라비틀어졌으며, 일부 농민들은 그나마 남은 벼라도 건지기 위해 이례적인 8월 수확에 나서고 있다.
중국 전체 곡물 생산의 약 75%가 가을 수확에서 이뤄지며, 특히 창장 유역에서 생산되는 쌀 비중은 전체의 40%에 이른다. 이 지역 곡물 생산이 줄어들 경우 중국 정부는 부족한 비축량을 채우기 위한 곡물 수입을 늘릴 수 있다. 중국의 대가뭄이 전 세계의 식량 공급망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베이징에 기반을 둔 컨설팅업체 트리비엄차이나의 페이 분석관은 영국 가디언에 "중국 당국이 보조금 지원 등의 정책을 발표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이번 가뭄이 워낙 극단적이었기 때문에 식량 공급 피해가 뒤따를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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