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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와 노코드

입력
2022.08.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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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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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6년까지 디지털 인재 100만 명을 키우겠다고 호언했다. 문재인 정부는 인공지능, 박근혜 정부는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을 내세웠으니 그다지 새롭지 않다. 다만 초·중학교 코딩 교육을 확대하겠다는 방안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2018년 소프트웨어 교육 필수화 이후 대다수 초·중학생들은 학교 정보수업에서 코딩을 접하고 있다. 이걸 확대하면 공부할 게 늘고 시험까지 추가될까 봐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 초·중학교에선 주로 스크래치, 엔트리 같은 블록코딩을 가르친다. 화면 속 다양한 색깔과 모양의 블록들을 마우스로 움직여 쌓거나 끼우는 방식이다. 논리구조에 맞게 블록들을 배열하면 온라인 게임 같은 간단한 프로그램이 완성된다. 문제는 인프라다. 코딩 교육 전담교원이 있는 초등학교는 찾기 어렵다. 그나마 중학교는 47.6%에라도 정보교사가 있긴 하다. 전국 초·중·고교의 PC, 노트북 10대 중 3대가 노후 기기란 조사 결과도 나왔다. 양질의 교육이 가능한지 의문이다.

□ 대학 역시 이미 코딩 교육을 하고 있다. 비전공생도, 심지어 문과생도 배운다. 대학에선 C나 파이선 같은 실제 프로그래밍 언어를 가르치는데, 어릴 때 스치듯 배웠던 블록코딩 경험만으로 따라가기 쉽지 않다. 코딩 수업 과제를 대행해주는 돈벌이가 여전한 걸 돈으로 학점 딴다며 대학생만 몰아세울 일은 아니다. 어렵사리 수업을 이수했어도 실전 활용은 언감생심이다. 기업이 찾는 인재로 성장할 만큼의 코딩 실력을 갖추려면 웬만한 연습 갖곤 어림없다. 업계의 개발자 인력난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 ‘5년간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 계획은 기시감이 든다. ‘10년간 15만 반도체 인력 양성’과 닮았다. 인프라는 부족한데 무턱대고 가르치겠다 하고, 배운다 한들 그만큼 충분한 일자리가 받쳐줄지도 불확실하다. 과거 컴퓨터를 하려면 도스 명령어를 배워야 했던 때가 있었다. 이후 윈도우의 등장은 금세 도스를 구시대 유물쯤으로 바꿔 놓았다. 인공지능이 코딩을 대신해주는 ‘노코드’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코딩을 못해도 디지털 능력자가 될 수 있는 시대다.

임소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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