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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팬카페에 뜬 대통령 대외비 일정···경호처, 유출경위 파악 나서

입력
2022.08.2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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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9일 충북 충주 중앙경찰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중앙경찰학교 310기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9일 충북 충주 중앙경찰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중앙경찰학교 310기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대외비 일정이 부인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 '건희사랑'을 통해 유출됐다. 극비 보안사항인 대통령의 동선이 노출되자 대통령경호처가 부랴부랴 경위 파악에 나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4일 기자들과 만나 "경호처를 통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파악해 되풀이되지 않도록 최선의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건희사랑 페이스북에 한 사용자가 "공지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대구 서문시장 26일 12시 방문입니다. 많은 참석과 홍보 부탁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통상 대통령의 일정은 경호상 이유로 철저하게 대외비로 부쳐진다. 하지만 해당 댓글은 출입기자단에 경호 엠바고(보도시점 유예) 조건으로 사전 공지된 개략적인 일정보다 상세했다. 특히 '전통시장 방문'은 사전 예고가 없었는데 팬클럽을 통해 처음 공개된 것이어서 논란이 일었다.

대통령실도 당황한 모습이다. 이 고위관계자는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행사를 준비하면서 당원, 현역의원, 보좌관 등 행사 참여를 원하는 많은 분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정이 알음알음 알려졌던 상황인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서문시장 방문 일정은 지역에서는 많이 알려진 내용으로, 이를 알게 된 특정 인사가 팬클럽에 글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는 얘기다.

김 여사 팬클럽서 반복되는 사고?

문제는 김 여사 팬클럽을 통한 보안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5월 말 김 여사가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을 방문해 윤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이 건희사랑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최초 공개된 바 있다. 보안 구역인 대통령실에서 촬영한 사진이 외부로 유출돼 촬영자와 배포 경위 등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여당 소속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서 "정치한 지 26년이 되고 많은 대통령을 거쳤어도 영부인 팬카페가 있다는 소리는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얼마 전까지 이상한 사람이 영부인 팬카페 회장이라고 하면서 정치권에 온갖 훈수까지 하더니 이제 대통령의 동선까지 미리 공개하는 어처구니없는 짓들도 한다"고 질타했다. 최근 김 여사 팬카페 회장을 그만둔 강신업 변호사가 이준석 전 대표를 향해 연일 공세를 퍼붓는 걸 겨냥한 발언이다. 이에 대해 강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건희사랑에 올라온 비공개 대통령 일정은 강신업이나 건희사랑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야당은 이번 일을 심각한 국기문란 사고로 규정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일정 유출은 대통령의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국기문란 사고"라며 "(대통령 내외 일정이) 밀실에서 비선 몇몇에 의해 국정이 농단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김 여사는 팬클럽과 무관하다는 것을 보도를 통해 알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최선의 조치를 하겠다"며 "죄송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지현 기자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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