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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통신 마비되면...전국 27만 개 와이파이 무료 개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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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 등 자연재해 등으로 유무선 통신장애가 발생할 경우 정부가 통신사들에게 와이파이를 무료 개방하라고 요구할 수 있게 됐다. 특정 통신사에서 장애가 발생해도 타사의 와이파이 무료 이용이 가능해진다. 통신 단절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 통신사들이 대승적 합의에 이른 것이다.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SK텔레콤·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 등 주요 통신사들은 '통신서비스 긴급복구 합동모의훈련'을 실시하며 이 같은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이 훈련은 국가비상사태 대응체계를 점검하는 '을지훈련'의 일환으로, 전쟁이나 자연재해, 네트워크 오류로 인한 전국단위 통신망 장애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마련됐다. 통신장애는 재난 안내문자 발송과 결재시스템 등을 마비시켜 국민 안전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 이달 중순 수도권 집중호우로 유·무선 통신 및 유료방송 회선 15만1,000개가 피해를 입었고, 지난해 11월엔 KT 초고속인터넷망이 장애를 겪으면서 소상공인 결제시스템과 소비자 카드결제가 차단돼 큰 불편을 초래했다.
민관은 이 같은 전국단위 대규모 통신장애 발생에 대비해 ①재난와이파이 개방체계 구축 ②소상공인 휴대폰 테더링 결제 지원 ③ 통신사 간 무선망 교류 등을 시행하기로 했다.
'재난와이파이 개방체계'는 재난상황으로 대규모 통신장애가 발생할 경우 주변 지역의 공공·상용 와이파이를 별도 비밀번호 인증 없이 누구나 접속해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한 내용이다. 전국의 와이파이망은 총 27만2,000개 소가 구축되어 있다. 정부는 이달 중 테스트를 완료하고 오는 9월부터 본격적인 재난와이파이 개방체계를 실시할 예정이다. 재난상황과 규모에 따라 무료 와이파이 개방 범위가 달라진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읍면동 단위 통신장애를 와이파이 개방체계 시행의 기준으로 예정하고 있다"면서 "다만 더 작은 범위의 통신장애에 대해서도 필요에 따라 정부가 유연하게 와이파이 개방을 판단하려 한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휴대폰 테더링 결제 지원'은 대규모 통신장애 발생에 따른 소상공인 피해 방지를 위한 것이다. 유선 인터넷망 장애가 발생할 경우 자영업자 영업장의 '계산기(포스기)'와 휴대폰을 USB로 연결하는 '휴대폰 테더링' 기술로 긴급결제 시스템을 지원한다. 테더링 기능은 스마트폰을 '중간 연결점'으로 삼아 다른 외부기기에도 인터넷 접속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 현재 자영업자 영업장의 '포스기'는 대부분 유선 인터넷망을 사용하는데, 지난해 11월에는 KT 유선 인터넷망이 마비돼 자영업자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KT는 관련 소프트웨어 배포를 이달 중 마무리할 계획이고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는 자영업자들에게 관련 시스템 홍보를 진행 중이다.
'통신사 간 무선망 공유'는 통신장애가 발생한 통신사의 서비스를 이용 중인 이용자가 다른 통신사의 유선망을 경유해 국내 인터넷과 모바일 메신저, 금융, 생활편의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이다. KT는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 SK텔레콤은 KT 망을 우회로로 사용할 수 있다. 통신사들은 연말까지 무선망 공유 체계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지역적인 무선망 장애가 발생할 경우, 기존 휴대폰 단말기로도 다른 통신사 무선망을 이용할 수 있는 '재난 로밍' 서비스 수용 규모도 확대된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 집중호우로 A통신사의 무선망이 마비될 경우 A통신사 이용자에게 B통신사 무선망을 사용할 수 있도록 열어준다. 재난 상황에 따른 비상연락망 확보와 연락수단 유지에 유용한 제도다. 재난로밍 수용 규모는 200만 명에서 300만 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장비수급 상황을 고려해 연말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합동모의훈련은 서울 KT 구로국사에 미확인 무인기(드론) 3대가 폭탄투하 공격을 실시해 대규모 유·무선 통신망 장애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훈련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일정이 잡히면서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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