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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딸 정당될라"... 히틀러 소환한 '권리당원 전원투표' 논란

입력
2022.08.24 04: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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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당원 전원투표로 당 의사결정 수순
비명계 "히틀러·나치 전철 밟을까 우려"
친명계, '정당 민주주의' 명분으로 찬성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이재명 의원이 22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서울토크 콘서트에 참석해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이재명 의원이 22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서울토크 콘서트에 참석해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유력 당권주자인 이재명 의원을 둘러싼 '사당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방탄용'이란 비판으로 몸살을 앓았던 당헌 80조 개정에 이어 권리당원 전원투표 도입에 대해 비이재명(비명)계가 문제를 삼으면서다. 권리당원 투표를 최고 의사결정 방법으로서 전국대의원대회보다 우선하는 내용이 당헌에 신설될 경우, 이 의원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이 당의 주요 의사결정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친이재명(친명)계는 정당 민주주의를 강조하며 도입에 찬성하고 있어 친명계와 비명계 간 새로운 전선으로 떠오르고 있다.

'권리당원 전원투표' 최고 의사결정 방법으로

당대표 선거에 나선 박용진 의원은 23일 국회 긴급토론회에서 당헌에 권리당원 투표를 도입하는 것과 관련해 "사실상 대의기구 체계가 무너지는 것"이라고 반대했다. 토론회에는 박 의원 외에 전날 최고위원 후보를 사퇴한 윤영찬 의원과 김종민·정태호·이원욱 의원 등 비명계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사실상 굳어지고 있는 '이재명 친정체제' 구축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지난 19일 당무위원회를 통과한 당헌 개정안에는 권리당원 전원투표를 전당대회 의결보다 우선하는 최고 의사결정 방법으로 규정하는 내용을 담겨 있다. 24일 중앙위원회 투표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앞으로는 권리당원 투표로 당의 합당과 해산, 특별당헌·당규 개정·폐지 등의 중요 사안을 결정할 수 있다.

박용진 등 비명계 "개딸 정당 될까 무섭다"

비명계에선 이를 두고 '이재명 사당화'라는 비판이 많다. 기존 당내 숙의 절차가 유명무실해지고 이 대표를 옹호하는 강성 지지층이 과다대표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박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도 "민주당이 아닌 '개딸 정당'이 될까봐 무섭다"며 "민주당이 민심과 고립된 성에 갇히는 결과가 나올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토론과 숙의가 전제되지 않는 전원투표제는 자칫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며 "독일은 국민투표제를 채택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독재자 히틀러의 국민투표제 악용 경험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933년 히틀러와 나치는 독일의 국제연맹 탈퇴안을 국민투표로 통과시켰고, 1934년 신임투표 형식의 국민투표에서 승리하여 총통에 취임, 그길로 전체주의 체제로 치달은 경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날 당내 의원 25명과 함께 중앙위 온라인 투표를 연기해 달라는 의견을 비상대책위원회와 중앙위에 전달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박용진 의원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586·친문·이재명의 민주당을 넘어 국민의 민주당으로’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박용진 의원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586·친문·이재명의 민주당을 넘어 국민의 민주당으로’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친명계 정청래 "국민투표도 문제냐" 도입 찬성

친명계는 찬성하고 있다. 당원들의 생각과 여의도(국회의원)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당내 직접 민주주의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수의 대의원이 아니라 당원들에게 더 많은 권력을 주는 것이 정당민주주의에 부합하다는 논리를 들고 있다. 친명계 최고위원 주자인 정청래 의원은 "권리당원 투표가 문제면 국민투표도 문제냐"고 주장했다.

지도부는 과도한 우려라고 보고 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적극적 의사 표현층(강성당원)이 5만∼7만 명인데, 저희 당원이 120만 명"이라며 "100만 명 넘는 당원에게 투표를 시켰는데, 4, 5만 명이 주도할 거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전망했다.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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