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신입도 1억4,000만원 성과급 받는 스타트업" 정유철 겟차 대표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새 자동차를 사려면 무조건 매장을 찾아가는 자동차 구입 문화는 오랫동안 바뀌지 않았다. 여기에 균열을 일으킨 것이 온라인 신차 판매 앱으로 유명한 신생기업(스타트업) 겟차다. 2015년 겟차가 등장한 이후 사람들은 새 차를 살 때도 인터넷을 먼저 살펴본다.
이후 유사한 서비스들이 여럿 등장했지만 시장을 선도한 겟차의 점유율은 압도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 신차 판매 서비스 중 겟차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 2월 기준으로 무려 75%다. 겟차를 통한 구매 상담은 월 8,000건에 이른다.
그만큼 겟차는 오랜 세월 바뀌지 않은 신차 구입 문화를 바꿔 놓은 셈이다. 겟차를 창업한 정유철(40) 대표를 만나 이색 도전기를 들어봤다.
정 대표는 겟차를 "구매자와 판매자에게 모두 이익을 주는 양방향 온라인 장터"라고 소개했다. 자동차 구매자에게는 원하는 차량을 싸게 살 수 있는 정보를 주고, 판매자에게는 고객을 연결해 주기 때문이다.
시작은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10년 된 자동차였다. "워낙 오래된 차여서 계속 문제가 발생했어요. 새 차를 사려고 인터넷을 뒤졌는데 중고차 정보를 제공하는 곳은 많았지만 신차 정보를 제공하는 곳이 없었죠."
그는 이를 기회로 봤다. "새 차를 사려는 사람들은 네이버의 자동차 동호회 등 카페에서 정보를 얻었어요. 자동차를 판매하는 영업사원들도 카페 회원으로 활동하며 쪽지로 정보를 주고받았죠. 그래서 아무도 뛰어들지 않은 블루오션을 개척해 보자는 생각에 2015년 창업했죠."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폰 앱이나 웹에 접속해 원하는 차량을 검색하면 조건에 맞는 최저가격이 표시된다. 이를 보고 구매 상담 신청을 하면 된다. "겟차는 직접 자동차를 팔지 않고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 주는 중개만 해요. 차량을 판매하는 영업사원들과 판매업체, 금융업체들이 겟차에 들어가 있어서 국내에서 판매하는 차량이라면 국산차, 수입차, 전기차 등 가리지 않고 모두 살 수 있어요."
겟차의 성공 비결은 가장 싼 가격을 찾아주는 검색 기능에 있다. 자동차는 같은 차종이어도 판매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겟차는 이를 비교해 최저가를 가장 맨 위에 보여준다. "할부, 카드 결제 등 구매 방식과 조건에 따라 각기 다른 최저가를 보여줘요. 따라서 이용자는 인터넷을 뒤져 최저가를 찾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죠."
특이한 것은 최근 신차 구매 동향이다. 예전에는 가격이 가장 중요한 구매 요인이었으나 지금은 인도 시점으로 바뀌었다. 즉 조금 비싸도 빨리 전달받을 수 있는 차량을 원한다. "반도체 부족 사태가 길어지면서 차량 인도 기간이 늘어나고 있어요. 국내에서 인기있는 포르쉐는 3년 정도 기다려야 해요. 차량 인도까지 평균 17개월을 기다려야 하는데 돈을 더 내더라도 앞당기기를 원해요."
겟차를 이용하면 얼마나 아낄 수 있을까. "매장 방문보다 겟차에서 알아보면 평균 150만 원 정도 절약할 수 있어요. 신차는 중고차와 달리 상태가 똑같아요. 품질은 곧 제조사가 보증하죠. 그래서 겟차는 가격 정보에 초점을 맞춰요."
가격 경쟁력에 남다른 자부심이 있는 그는 최저가 보장제를 실시한다. "다른 사이트에서 겟차보다 싸게 파는 차량이 있으면 차액의 1.3배를 보상해 줘요. 만약 겟차의 최저가가 20만 원 비싸면 26만 원 할인해 판매자를 연결해 주죠."
이런 경쟁력은 1,800명에 이르는 영업직 회원들에게서 나온다. 이 가운데 수입차를 파는 영업직원들은 매달 회비 33만 원을 내고 겟차에서 활동한다. "국내 유사 서비스 중 가장 많은 영업직원이 회원으로 활동해요. 차량이 잘 팔려서 회비를 계속 내는 재이용률이 88%죠."
영업직원이 많이 활동하면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선순환 구조가 일어난다. "영업직원들은 겟차의 압도적 시장 점유율 때문에 가격을 낮춰도 많이 팔 수 있어 이익이죠."
지난달 기준 겟차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50만 명에 이른다. "영업직원 입장에서는 곧 50만 시장인 셈이죠. 월 8,000건의 구매 상담 가운데 10%가량이 실제 구매로 이어져요."
투자자들은 이런 점을 높이 사서 정 대표에게 누적으로 약 100억 원을 투자했다. 특히 SK에너지와 센트랄이 전략적 투자사로 참여했다. 이들은 겟차와 손잡고 하반기에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겟차를 통해 차를 구매하고 SK에너지의 '머핀' 회원 서비스에 가입하면 1년간 유류비를 할인해 주고 있습니다. 자동차 현가장치를 납품하는 센트랄은 겟차 이용자의 부품 교환 시 할인해 주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죠."
정 대표가 가격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신뢰다. 이를 위해 그는 이상 정보 감지 시스템을 운영한다. 유난히 싼 가격으로 유인하는 낚시성 허위 매물을 솎아내는 장치다. "평균 300만 원 정도 할인 판매하는 차종인데 400만 원 이상 할인하면 내부 시스템이 자동으로 감지해 경고를 울려요. 이후 직원들이 해당 판매자에게 전화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요. 이런 경우는 월 10건 미만입니다. 구매자에게도 게시 가격과 다르면 신고해 달라고 하죠."
정 대표는 판매 상담에 대해 중개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대신 영업직원들의 월 회비 외에 금융사들과 다양한 자동차 관련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판매할 때마다 수수료 수익을 얻는다.
이를 위해 각종 자동차 금융상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견적 계산기를 제공한다. "국내 19개 금융사가 취급하는 50개 자동차 금융상품 중 할부, 대여, 카드 등 각종 구입 조건에 따라 세분화해서 가장 유리한 상품을 구매자에게 알려줘요. 매달 바뀌는 금융상품 정보를 소프트웨어가 실시간으로 비교해 찾아주죠."
문제는 일부 자동차 제조사들의 온라인 판매 차단 정책이다. 일부 제조사들은 실제 매장이 타격받는 것을 우려해 영업직원들의 온라인 판매 활동을 금지한다. “만약 영업직원이 겟차에서 판매 상담을 하다가 들키면 불이익을 받아요. 일부 제조사들은 이런 방식으로 매장을 보호하고 가격이 떨어지지 않도록 통제하죠. 공정 거래를 차단해 소비자들이 더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막는 셈이죠."
정 대표에 따르면 일부 제조사는 암행 조사까지 벌인다. "구매자를 가장해 가짜 상담 신청을 한 뒤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영업직원들을 찾아내요."
이 때문에 정 대표는 국산차의 경우 영업직원이 아닌 자동차 금융상품을 다루는 금융사를 구매자에게 연결해 준다. "대부분 할부나 제휴 카드 할인 등으로 많이 사기 때문에 금융상품을 통해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금융사를 연결해 주죠."
정 대표는 고려대에서 공업디자인을 전공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화면을 디자인했어요. 어떻게 디자인하면 이용자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이런 경험을 겟차 서비스에 반영했어요."
창업은 8개월간 준비했다. "주말마다 자동차 영업직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며 시장 조사를 했죠. 구매자와 판매자의 아쉬운 부분을 긁어줘야 성공할 것으로 봤어요."
그렇게 그는 5년간 다닌 삼성전자를 2015년 퇴사하고 혼자 겟차를 창업했다. "사이트와 앱 개발만 외부에 맡기고 기획, 디자인, 마케팅을 혼자서 했어요. 창업 자금은 그동안 모은 돈과 개인 투자를 조금 받아 마련했죠."
창업의 원동력은 절반의 확신과 절반의 무지였다. "절반의 확신에 기대를 걸고 도전했죠. 잘 몰라서 두려움이 없었어요.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변하고 경기 상황과 유가 상승, 반도체 부족 등 각종 외부 변수 때문에 자동차 시장이 급격하게 변하는 것을 알았다면 시작하지 못했을 겁니다."
겟차는 즉시 보상제라는 독특한 기업 문화를 갖고 있다. 목표 달성 시점에 현금으로 바로 보상해 주는 문화다. "연간 또는 분기, 월별 목표를 달성하면 그 시점에 성과 보상을 해요. 예를 들어 월별 트래픽 목표치를 8월 23일에 달성하면 월말이나 연말까지 기다리지 않고 23일에 성과금을 줘요."
'성과 보상은 빠르고 철저하게 한다.' 정 대표의 원칙이다. 여기에 예외는 없다. 대표부터 신입사원까지 동일한 원칙에 따라 똑같은 액수의 성과금을 받는다.
올해 정 대표가 제시한 목표 달성 보상금은 1인당 1억4,000만 원이다. 연간 트래픽 목표를 달성하면 전 직원이 달성 시점에 각각 1억4,000만 원씩 받는다. 신입사원 연봉이 1억4,000만 원 이상인 셈이다. “보상을 많이 해주면 직원들이 열심히 일할 수밖에 없죠. 당연히 이직도 거의 없어요."
이렇게 보상을 해줄 수 있는 것은 매출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늘어나는 만큼 과실을 나눠야 동기 부여가 되죠. 지난해 거래액 규모가 2,800억 원이에요. 올해는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봅니다. 직원들에게 보상을 많이 할수록 즐거운 이유죠."
'최고의 복지는 현금'이라는 믿음은 삼성전자에서 터득했다. "복잡하게 복지제도 만들지 말고 금전 보상을 많이 해주자는 생각이죠. 삼성전자의 수많은 직원이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힘은 현금 보상에서 나와요."
앞으로 정 대표는 전자상거래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같은 차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구매한 소모품이나 가장 많이 방문한 수리점 등을 찾아서 알려주는 개인별 맞춤 정보 서비스를 하반기에 제공해요. 이와 함께 관련 업체와 제휴를 맺어 자동차 소모용품의 할인 판매도 고려 중입니다. 엔진 오일, 와이퍼 세척액, 방향제 등 자동차 용품을 판매하고 필요하면 시공업체까지 연결해 주는 서비스를 연내 시작할 계획입니다."
궁극적으로 정 대표가 지향하는 것은 자동차 종합 플랫폼이다. "자동차 판매 중개부터 금융상품 제공, 전자상거래까지 순차적으로 확대해야죠. 국내 시장이 충분히 커서 아직 해외 진출을 고려하지 않아요."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