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도부' 영향력 줄어든다"… '중진협의체' 공개 반대 나선 친명 의원들

입력
2022.08.2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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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태 "밀실협의 오해" 박찬대 "민주당은 책임만"
민형배 "민주당 지도부 영향력 줄어들 수밖에"

김진표 국회의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집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진표 국회의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집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진표 국회의장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여야 중진협의체’ 구상에 대해 친정인 더불어민주당 내 친이재명(친명) 의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다선 의원의 협의로는 대표성이 없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인데, 이면에는 전당대회 후 출범 가능성이 높은 ‘이재명 지도부’의 힘이 빠질 것에 대한 우려가 담겨 있다.

앞서 김 의장은 지난 19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찬 회동에서 여야 중진협의체 추진 구상을 밝혔고, 윤 대통령도 공감대를 나타냈다. 의장단이 여야 동수의 중진들과 논의해 '조정자' 역할을 더 균형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김 의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원내대표 간 합의로 풀어내지 못해 국회가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 중진들이 충분히 논의해보자는 취지”라며 “원칙적으로는 4선 이상을 대상으로 하되, 처음에는 현재 여야 동수인 5선부터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인 장경태, 박찬대 의원의 중진협의체 반대 글. 장경태, 박찬대 의원 페이스북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인 장경태, 박찬대 의원의 중진협의체 반대 글. 장경태, 박찬대 의원 페이스북

이 같은 구상에 대해 친명계 의원들은 ‘민주적이지 않은 제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민형배 무소속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 “여야 중진협의체 논의를 당장 중단하시기 바란다”며 “얻을 수 있는 시민의 이익도 야당의 이익도 없이, 손해만 보는 게임”이라고 적었다.

장경태 의원은 “5선 이상 의원의 협의와 중론을 민주주의라 할 국민은 없고, 오히려 밀실협의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며 “정치개혁, 국회개혁 등 첨예한 현안 앞에서 과연 국민 입장에 설 수 있을지 우려를 지울 수 없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박찬대 의원은 “민주당은 권한도 없이 책임만 지게 되고, 국민을 포기한 정권과 국민의힘만 좋은 일”이라고 했고, 양이원영 의원도 “정당민주주의뿐 아니라 의회민주주의도 대폭 후퇴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독 친명계 의원들이 더 나서서 반대하는 것은 출범을 눈앞에 둔 이재명 지도부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민 의원은 “만에 하나 중진협의체가 가동된다면 민주당 지도부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더 정확히는 새로 들어서는 ‘이재명 지도부’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거잖아요”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야 중진들이 ‘상원 노릇’ 하겠다는 중진협의체의 실체는 눈 밝은 우리 시민들께서 금세 아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당원청원시스템에 게시된 중진협의체 반대 청원. 당원청원시스템 캡처

민주당 당원청원시스템에 게시된 중진협의체 반대 청원. 당원청원시스템 캡처

한편, 이날 민주당 당원청원시스템에도 “중진들이 모여 협의체를 구성한다는 것은 지도부와 국회의 권한을 약화시키는 일”이라는 내용의 반대 글이 게시됐다. 청원자는 “협의체와 지도부의 의견이 충돌된다면 지도부 의견이 우선되는 게 당연하다”며 “협의체 구성은 여야 중진의 노욕으로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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