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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카' 르반떼...하이브리드의 배기음·정숙성 '기묘한 조화'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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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의 상징인 천둥 배기음은 얼마나 살려 냈을까.'
'배기음을 살려 낸다면, 하이브리드 모델의 장점인 실내 정숙성은 포기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내연 기관 스포츠카의 정통성을 꾸준히 이어 온 마세라티에서 내놓은 하이브리드 모델 차량 시승 전 가진 궁금증이 풀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시동을 걸자 순수 가솔린 엔진 차량과 비슷한 배기음이 느껴졌고, 가속 구간에서 배기음 역시 경쾌했다. 그렇다고 평시 달릴 때 소음은 크지 않았다. 앰프를 쓰지 않고도 배기의 유체역학(액체와 기체의 흐름) 조정과 공명기만으로도 배기음을 내게 해 '주행 시 정숙성' 과제를 훌륭히 해결했다.
18일 서울 한남동에서 출발, 충북 단양군까지 약 180㎞ 구간을 마세라티 최초의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르반떼 GT 하이브리드'를 타고 달리니 내연 기관 차량과 같은 듯 다른 느낌이었다. 특유의 배기음을 뿜으면서, 묵직하게 뻗어 나가는 가속력이 질주 본능을 자극했다. 그럼에도 도심 구간에서나 정속 주행 때는 차 안에서 어떤 대화도 방해받지 않을 만큼 조용했다.
마세라티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모델은 기존 내연 기관에 비해 배기량을 2.0리터(L)급으로 낮추고 48볼트(V) 기반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해 연비를 개선했다"며 "최고 출력 330마력, 2,250rpm에서 발현되는 45.9kg.m의 최대 토크 등 성능 제원도 인상적"이라고 했다. 멈춘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은 6초다.
르반떼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 뛰는 손흥민에게 5년 전 제공된 차량으로 잘 알려졌다. SUV 차량치곤 날렵해 스포츠카의 장점과 실용성을 갖춘 차량으로 평가받아 온 르반떼의 친환경 모델 진화는 지난 시즌 23골 7도움을 기록하며 EPL 득점왕(골든부트)까지 거머쥔 손흥민의 발전 과정을 떠올린다. 기존의 장점을 최대한 지켜 가면서 부단히 새로운 기술력을 접목해 경쟁자들과 차별화된 무기를 갖춘 것이다.
르반떼의 기존 장점 가운데에서는 주행 모드마다 차체 높이가 자동으로 바뀌는 기술이 유지돼 주행감을 극대화했다. '스포츠 모드' 전환 시 일반 주행 때보다 20㎜까지 낮은 차고로 달릴 수 있다. 무게 중심이 낮아지고 하중 이동이 줄어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단 얘기다. 반대로 오프로드 모드 때는 기본 차고보다 40㎜ 높여 주행할 수 있다.
운전석에선 스포츠카 정체성을 품은 '마세라티 포지션'도 눈에 쏙 들어온다. 보통 차량들과 달리 운전대 오른쪽(안쪽)이 아닌 왼쪽(문 쪽)에 시동 버튼이 있고, 계기판 왼쪽에 시속, 오른쪽엔 rpm 눈금이 보인다. 운전석에 앉으면서 빠르게 시동을 걸고, 시속보다 rpm을 더 살피게 되는 대회용 차량의 특징을 담은 것이다. 대시보드 중앙에 세워 둔 타원형 아날로그 시계도 그대로 있다.
'길에다 기름을 뿌리고 다니는' 수준이라던 연비는 기존 L당 7㎞에서 7.9㎞로 좋아졌다. 비록 드라마틱한 연비 개선은 아니라지만, 차량 출고가가 기존 가솔린 모델에 비해 약 1,500만 원 저렴한 1억2,200만 원(GT 베이스 기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는 2022년식 르반떼 모데나(1억5,350만 원)보단 3,000만 원 이상 낮은 가격이다. 측면 에어 벤트와 브레이크 캘리퍼 등을 푸른색으로 처리한 하이브리드 특유의 겉모습도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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