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충돌 피하자"는 미국·중국, '펠로시 갈등 봉합' 시사했지만...

입력
2022.08.21 15:1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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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대사, 양국 대화 필요성 거론
"양측 이익 위해 고위급 대화 필요"
중국 공군, 대만 위협 등 갈등 여전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3일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열린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의 회담 도중 연설하고 있다. 타이베이=로이터 연합뉴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3일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열린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의 회담 도중 연설하고 있다. 타이베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외교 야전 책임자들이 대화 필요성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갈등 봉합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다만 지난달 미중 정상 통화 비화가 공개되고 중국 공군의 대만해협 중간선 침범도 이어지는 등 확전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는 19일(현지시간) 미 CNN 인터뷰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평화적인 대만 방문으로 미중관계에 위기가 닥쳐서는 안 된다”며 “이는 중국 정부가 조성한 위기였고 과잉 반응이었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3월 베이징에 부임한 번스 대사의 첫 공식 인터뷰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2, 3일 대만을 방문했고 중국은 이에 반발해 대만을 겨냥한 군사 위협 강화는 물론 미국과의 대화채널 일부 차단으로 맞섰다.

번스 대사는 “중국이 기후와 관련해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미중을 갈라 놓는 문제에 대해 고위급에서 정기적인 대화가 있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또 “(미중은) 중간 지점에서 만나 서로의 차이점과 더 큰 이익을 위해 함께 일할 수 있는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며 “협력을 위해서는 협상 테이블로 나와야 한다”라고도 했다.

중국의 대미외교 현장 사령탑인 친강 주미 중국대사도 알자지라방송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은 무력충돌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과 에런 버 당시 부통령의 1804년 결투 장면이 들어간 뮤지컬 ‘해밀턴’의 대사를 차용, “세계는 중국과 미국을 포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크다”라고 말했다. 해밀턴의 죽음으로 끝난 200여 년 전 비극적인 결투를 미중 양국이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호소이기도 했다.

시진핑 "펠로시 말려달라"... 바이든 '거부'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5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 회담을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5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 회담을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물론 미중 갈등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달 7일 미중 정상 통화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만류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거부했다는 내용이 20일 워싱턴포스트(WP) 보도로 공개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삼권분립 원칙을 들어 거절했다는 것이다. 미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한 WP 기사 공개로 중국의 대만 관련 압박 강도가 확인된 셈이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9일 에마뉘엘 본 프랑스 국가안보보좌관과의 통화에서 “중국이 행동으로 정당한 권리를 지키고 더 큰 위기를 방지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주장했다. 중국군은 대만과 마주한 푸젠성에서 바다를 가로질러 대만해협 중간선까지 넘어가는 초저공 비행훈련을 진행했다고 홍콩 명보가 21일 보도하기도 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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