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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띄워 보충수업 고발한 교사... 밀고자인가 영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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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교사가 '불법 보충 수업'을 고발하기 위해 드론을 동원했다. 여러 학교의 수업 장면을 몰래 촬영한 영상을 교육당국에 제보했다. 스스로 내부 고발자가 된 것이다. 학생 인권을 위한 영웅적 행위일까, 입시 현실을 무시한 오지랖일까. 중국 여론은 후자에 쏠려 있다.
웨이하이방송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지리 교사로 일하고 있는 푸신핑(52)씨는 지난달 저장성 일대에 드론을 띄워 중학교 8곳을 불법 촬영했다. 중국 정부가 금지했는데도 '방과후·방학 중 보충수업'을 하는지 감시하기 위해서였다.
푸씨의 작전은 치밀했다. 목표로 정한 학교 교정 평면도를 입수해 학교 구조를 먼저 파악한 뒤 낮에 드론을 띄워 교사들의 동선을 확인했다. 해가 저문 이후 드론을 다시 띄워 불이 환하게 켜진 교실과 교무실을 촬영했다. 푸씨의 드론은 5일간 무려 1,398km를 비행했다. 불법 수업 증거 장면을 반드시 찍겠다고 작정했다는 뜻이다.
이렇게 수집한 증거 자료를 바탕으로 푸씨는 학교 8곳 중 5곳이 정규 수업 외 보충 수업을 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어 해당 학교 5곳의 불법 보충 수업이 의심된다고 교육청에 신고하면서 드론 영상을 제출했다. 신고를 접수한 교육청이 자체적으로 확인한 결과 푸씨에게 고발당한 학교들은 "보충 수업이 아닌 자율 학습"이라거나 "수업과는 무관한 졸업생들 모임이었다"고 해명했다.
중국에서는 학교 교사가 실시하는 방과후 보충 수업도 금지되어 있다. 이를 일일이 단속하기 어려운 탓에 학교별로 암암리에 불법 보충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교사가 학부모들에게 수업료를 따로 받고 별도로 수업을 해주는 '유료 보충 수업'은 특히 인기가 높다. 비싼 과외비나 학원비를 감당할 여력이 안 되는 가정의 학생들로선 비교적 저렴한 수업료를 내고 부족한 학업을 메울 수 있어서다.
유료 보충 수업은 불가피하다는 중국 학부모들의 공감대가 확고한 탓인지, 온라인에선 푸씨의 행동이 지나쳤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중국 콘텐츠 업로드 플랫폼인 도우인에는 "방과후에 부족한 공부를 더 하겠다는 것인데, 이렇게까지 고발해야 할 문제냐"라는 비판의 글이 올라왔다.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보에서 한 중국인은 "푸씨는 스스로 잘한 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렇게라도 공부를 해야 하는 학생들의 사정도 있다. 그의 행동에 짜증이 난다"고 힐난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푸씨의 행동이 50여 년 전 문화대혁명 당시 사회 전반에 공포와 불신을 확산시킨 '밀고 문화'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고 전했다.
반면 푸씨는 첸장이브닝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내부 고발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방학 때마다 내 딸을 전국 각지로 데려가 세상을 보게 한다. 보충 수업보다 이 같은 공부가 더 값지기 때문"이라며 "나의 행동이 계속되면 언젠가 교육당국의 생각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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