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하나로 다한다' 슈퍼앱 전성시대

입력
2022.08.19 14:05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앱)들의 추세가 '슈퍼 앱'으로 바뀌고 있다. 슈퍼 앱이란 하나의 앱으로 여러가지 일을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 은행 송금부터 결제와 주식 거래, 중고 물품 판매에서 취미 교류 및 인력 채용까지 여러가지 일을 앱 하나로 처리한다.

그만큼 이용자 입장에서는 여러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돼서 편리하다. 반면 시장을 선점한 특정 슈퍼 앱에 지나치게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후발 주자들 입장에서는 불리하다.

컴퓨터(PC) 시대에 포털이 추구했던 슈퍼 플랫폼 전략이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앱으로 옮겨간 것이다. 다만 성격이 다른 서비스를 옆으로 넓게 벌리는 포털과 달리 금융, 부동산 등 특정 분야와 연계된 서비스를 깊게 파고 드는 점이 슈퍼 앱 전략의 차이점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슈퍼 앱 전략에 집중하는 앱 서비스 업체들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당근마켓이다. 3,000만 명의 가입자를 갖고 있는 당근마켓의 전략은 '하이퍼로컬 슈퍼 앱'이다. 즉 앱 하나로 지역에 필요한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용자들이 중고 물품을 거래하는 앱으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편의점, 청소, 반려동물, 부동산, 교육, 일자리 소개 등 다양한 지역 상권 서비스를 연계해 제공한다. 그렇다 보니 이용자의 거주 지역 관련 정보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포털보다 빠르고 간편하다. 이 업체는 앞으로 소통(커뮤니티) 기능 등을 확대해 지역 기반의 슈퍼 앱으로 성장할 계획이다.

비바리퍼블리카에서 운영하는 '토스'는 금융 분야의 슈퍼앱이다. 간편 송금으로 시작한 이 앱은 토스증권과 토스뱅크를 선보이며 은행 및 증권분야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덕분에 서비스 개시 7년 만에 2,1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기존 시중은행들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 업체는 토스의 서비스를 아시아와 일본까지 확대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해외 사업본부를 둘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해외에서도 보험, 대출비교, 선불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슈퍼 앱으로 키울 계획이다.

의료 분야에서는 원격진료를 제공하는 신생기업(스타트업) 닥터나우가 슈퍼 앱 전략을 펴고 있다. 앱 하나로 다양한 진료 과목에 걸쳐 원격 진료와 병원 예약, 약 배달까지 제공한다. 이를 위해 닥터나우는 전국 1,500여개 의료기관과 제휴를 맺었다. 여기에 의료 정보 및 건강기록, 상담 서비스까지 추가해 종합적인 건강관리 앱으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의료 분야의 슈퍼 앱을 지향하는 닥터나우 앱 이용 모습. 닥터나우 제공

스타트업 버킷플레이스는 '오늘의집'을 통해 라이프스타일 슈퍼앱을 추구한다. 오늘의집은 집 꾸미기 앱으로 출발해 각종 생활용품 판매와 콘텐츠 제공으로 영역을 확장했으며 최근 실내장식 시공 중개 및 이사 서비스까지 붙이며 생활 전반으로 앱의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월 활성 이용자가 1,300만 명에 이를 만큼 중고생 절반이 사용하는 수학 문제 풀이 앱으로 유명한 '콴다'를 만든 매스프레소는 교육 슈퍼 앱을 지향한다. 기존 수학 문제풀이에서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오답노트, 커뮤니티 기능까지 서비스를 확대했다. 이용재 매스프레소 대표는 "문제풀이 검색 앱을 넘어 공부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이용할 수 있는 맞춤형 교육 슈퍼 앱이 되겠다"고 밝혔다.

어린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자란다는 '어린이용 슈퍼 앱'을 표방한다. 아동 돌봄을 위한 방문 교사 연결 서비스에서 시작해 교육 프로그램 제공, 700여가지 아이들 상품 판매까지 앱의 영역을 확장했으며, 장난감 및 식음료 판매까지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그랩 파이낸셜 그룹이 금융 분야에서 슈퍼 앱 전략을 펴는 금융기술(핀테크) 기업으로 유명하다. 그랩은 동남아 지역에서 대출로 시작해 보험, 자산관리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앱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 싱가포르 통신업체 싱텔과 손잡고 인터넷은행 설립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에 한화자산운용 등 국내 투자업체들도 올해 초 그랩에 투자를 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선점 효과와 궤를 같이 하는 슈퍼 앱 전략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희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장은 “슈퍼 앱은 전세계에서 전방위적으로 나타나는 거대한 흐름(메가트렌드)”이라며 "업체는 슈퍼 앱을 통해 성장 기회를 찾고, 이용자는 앱 범람 시대에 슈퍼 앱으로 앱에 대한 피로도를 줄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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