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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 게장 즐기다 자칫 폐흡충증 노출 위험

입력
2022.08.1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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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게. 위키미디어 제공

참게. 위키미디어 제공

민물 게장이나 가재즙 등을 즐겨 먹으면 폐 기생충 질환인 폐흡충증(폐디스토마)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종욱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와 공윤 성균관대 의대 교수 연구팀이 1982~2003년 22년 간 국내 병원에서 폐흡충증으로 진단된 685명을 분석한 결과다.

분석 결과, 폐흡충증을 진단하는 효소 결합 항원 항체 반응 검사(ELISA)에서 97.1%(665명)가 양성 반응을 보였다. 44.4%(304명)가 혈액검사에서 백혈구 세포 중 하나인 호산구 수치가 증가했다.

또 폐흡충증 환자의 일부에서 가래(55.5%) 객혈(40.9%) 기침(39.6%) 가슴 통증(34.3%) 피로감(11.4%) 악취(8.0%) 발열(5.5%) 등을 호소했다. 이들 중 55.2%는 민물 게장을 먹었다고 답했다.

25주 이상 폐흡충증 진단이 늦어진 것은 결핵이나 폐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로 오진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신종욱 교수는 “결핵이나 폐암 등과 유사한 증상이 있으면 민물 게 등 갑각류 음식을 먹었는지 확인하고 항체 반응 검사 같은 면역 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 교수는 “우리나라에는 폐흡충증이 잊혀져 가는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아직도 전 세계적으로는 흔한 감염병”이라며 “폐암ㆍ폐결핵 등은 흔하지만 질환이 유사한 증상을 보여 감별 진단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질병을 처음 진단하는 시기에 폐흡충증을 감별 진단에 포함해 조기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폐흡충증은 폐흡충이라는 기생충이 폐에 기생해 생기는 병으로, 민물 참게ㆍ가재 등 갑각류를 먹은 뒤 감염되기 쉽다.

특히 폐흡충증 증상이 기침이나 객혈, 가슴 통증, 호흡곤란 등이어서 결핵이나 폐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으로 오인하기 쉽다. 진단이 늦어져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면 폐렴ㆍ폐농양ㆍ기흉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폐흡충은 프라지콴텔 약으로 대부분 제거할 수 있다. 환자 90% 이상이 기생충 약을 한 번만 복용해도 증상이 낫는다. 따라서 민물 게장을 자주 먹는다면 기생충 검사를 하거나 기생충 약을 챙겨 먹는 것이 좋다.

폐흡충증은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첫 번째 감염 숙주는 다슬기, 두 번째 중간 숙주는 민물 게ㆍ가재ㆍ새우 등이다. 민물 가재와 게를 생식하거나 불결한 조리법으로 섭취하면 감염될 수 있다.

몸에 들어간 폐흡충은 소장에서 횡격막을 뚫고 폐로 이동해 기생한다. 더 큰 문제는 간혹 뇌에 자리를 잡기도 한다는 것이다. 폐까지 도달하지 못한 폐흡충 일부는 척추를 따라 뇌 쪽으로 올라가고 뇌에 손상을 입혀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 결과는 국제감염학저널(Journal of Infection) 최신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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