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다 보니 전기차라는 걸 잊어 버렸다" 대형 전기 세단의 미래를 맛보다

입력
2022.08.23 14:00
16면

S클래스 품격 잇는 최첨단 전기 세단 벤츠 'EQS'
정통 세단과 다른 '반타원' 형태 디자인
양산차 최저 공기저항계수 0.21Cd 달성
S클래스보다 길고 높은 크기…넉넉한 실내
이질감 없는 주행,…전기모터·서스펜션 덕분
107.8㎾h 배터리 탑재, 실주행 700~800㎞ 가능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전기 세단 'EQS'. 벤츠코리아 제공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전기 세단 'EQS'. 벤츠코리아 제공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는 고급 대형 세단의 기준이자,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사람들이 차를 고를 때 "차는 벤츠"라는 말도 S클래스의 상징성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고배기량 내연기관 차량은 설 곳을 잃고 있다. S클래스는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배터리·전기모터를 결합한 마일드하이브리드(M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도 추가했다.

하지만 벤츠는 탄소 중립을 위한 새로운 고급 대형 세단 개발에 나섰고, 전용 플랫폼 'EVA'를 바탕으로 한 첫 번째 모델 'EQS'를 만들었다. EQS는 벤츠가 내놓은 기존 전기차와 비교해 주행 거리는 훨씬 길어졌고, 진화한 최첨단 기술이 많이 쓰였다. 거기에 S클래스의 품격까지 이어받으면서 '대형 전기 세단'의 기준이 될 것이란 평가도 받고 있다.



5.2m 육중한 차체·대시보드 꽉 채운 '하이퍼 스크린'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전기 세단 'EQS' 주행 모습. 벤츠코리아 제공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전기 세단 'EQS' 주행 모습. 벤츠코리아 제공


최근 만나본 'EQS 450+AMG 라인 런칭에디션'의 첫인상은 낯설었다. 대형 세단 대부분은 ①보닛 ②탑승공간(캐빈) ③트렁크가 뚜렷하게 나눠지는 '3개의 박스' 형태다. 하지만 EQS는 앞 범퍼에서 앞유리, 지붕, 뒷유리, 트렁크까지 연결되는 선이 납작한 반원을 그리며 이어지는 새로운 모습이다. 전기차인 만큼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한 디자인이 적용됐다. 실제 EQS의 공기공력 계수는 0.20Cd로, 양산차 중 가장 낮다.

EQS는 언뜻 보면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차량과 나란히 세워놓고 보면 상당히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실제 EQS는 전장 5,220㎜, 전폭 1,925㎜, 전고 1,520㎜ 등으로 S클래스보다 40㎜ 길고, 20㎜ 높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써서 휠베이스도 S클래스보다 104㎜ 긴 3,210㎜에 달한다. 덕분에 실내 공간은 앞·뒷좌석 모두 넉넉하다. 다만 트렁크 크기는 조금 아쉽다. 제원상 용량은 505리터(L)인데, 실제론 골프백 2개와 옷가방 2개를 겨우 실을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전기 세단 'EQS' 인테리어와 56인치 대형 디스플레이 'MBUX 하이퍼스크린'. 벤츠코리아 제공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전기 세단 'EQS' 인테리어와 56인치 대형 디스플레이 'MBUX 하이퍼스크린'. 벤츠코리아 제공


실내에 들어서면 운전석 계기반부터 센터페시아(중앙조작부), 조수석까지 이어지는 56인치 대형 디스플레이 'MBUX 하이퍼스크린'이 눈에 띈다. 이는 LG디스플레이와 벤츠가 공동 개발, 3개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각각의 정보와 기능을 알려준다. 하지만 버튼을 거의 없애, 운전 중 조작은 불편했다. "안녕 벤츠"라고 말하면 음성인식 인공지능(AI) 비서가 목적지 설정이나 공조기 조작 등을 대신하지만, 100% 인식을 하지는 못했다.


이질감 없는 주행감…700~800㎞ 달릴 수 있어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전기 세단 'EQS' 주행 모습. 벤츠코리아 제공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전기 세단 'EQS' 주행 모습. 벤츠코리아 제공


EQS의 진가는 달릴 때 드러났다. 대부분 전기차는 엔진이 아닌 전기모터로 구동하고, 변속기가 없어 골프 카트를 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반면 EQS는 눈을 감고 있으면 전기차를 타고 있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기존 S클래스를 탔을 때처럼 고급스럽고, 안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QS 주행질감의 비밀은 ①전기모터 ②회생제동시스템 ③서스펜션에 있다. 최고출력 333마력(245㎾)을 발휘하는 전기모터는 부드럽게 속도를 높였다. 또 △D- △D △D+ △D오토 등 네 가지로 조절 가능한 회생제동시스템은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면서 적당한 무게감도 안겨줬다. '에어매틱 에어 서스펜션'은 환경, 속도, 하중에 따라 자동으로 하체를 조절, 쾌적한 승차감을 제공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전기 세단 'EQS' 주행 모습. 벤츠코리아 제공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전기 세단 'EQS' 주행 모습. 벤츠코리아 제공


주행 거리도 인상적이었다. EQS는 107.8㎾h 용량의 배터리를 장착, 환경부 인증상으론 1회 충전시 최대 478㎞를 달릴 수 있다. 하지만 100% 충전 후 계기반에는 880㎞ 주행이 가능하다고 나타났다. 한 번에 '서울~부산'을 오갈 수도 있는 수준이다. 실제 서울 도심과 경기도 일대를 약 200㎞를 달린 후 나타난 주행가능 거리는 520㎞였지만, 공인 기록보단 훨씬 길었다.

EQS의 판매 가격은 △EQS 450+ 1억5,700만 원 △EQS 450+AMG 라인 1억6,900만 원 △EQS 450+AMG 라인 런칭 에디션 1억8,100만 원이다. 같은 등급의 S클래스보다 1,000만~2,000만 원 비싸지만, 전기차란 점과 갖가지 첨단 기능을 감안하면 납득이 가는 가격이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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