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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 이미 갔는데… 왜 또 달인가[이코노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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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다누리호 발사로 한국도 세계적인 달 탐사 대열에 본격 합류했다. 미국 나사의 마지막 유인 달 탐사선 아폴로 17호가 달에 간 시점(1972년 12월 19일)도 무려 50년 전인데 올해 한국, 미국, 일본, 러시아, 인도 등 5개국이 달에 무인 탐사선을 발사할 정도로 인류는 왜 다시 달에 주목하는 걸까.
오는 29일 첫 미션을 앞두고 있는 나사의 달 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의 향후 계획을 살펴보면 달을 향한 인류의 ‘속내’를 그려볼 수 있다.
미국 주도로 한국을 포함한 20개국이 협업 중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크게 두 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유인 달 착륙과 월면(月面) 활동 준비다. 인류 역사상 최강 우주 발사체로 불리는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LS)’에 실린 유인 우주선 ‘오리온’이 29일 달을 향해 날아가 30~40일간 달 궤도를 한 바퀴 돌고 귀환한다. 일종의 시험 비행 격이다. 2023~2024년에는 사람이 탑승한 비행선을 보내고, 2025년에는 여성을 포함한 우주비행사 4명이 달 표면에 착륙해 일주일 정도 연구를 수행하고 돌아온다.
핵심은 2단계로, 본격적인 달 거점 건설이다. 달 주변을 도는 우주정거장 격인 ‘게이트웨이’와 달 표면 기지 건설이 궁극적인 목표다. 2020년대 후반 달 남극에 건설 예정인 달 기지에서는 파견된 비행사들이 최대 2개월간 머물며 탐사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 게이트웨이는 우주비행사의 달 궤도 진입 및 이탈, 달 기지와 지구 간 통신 등을 돕는 관문 역할을 하게 된다.
이 같은 계획은 모두 달을 넘어 더 먼 우주로 가기 위해서다. 지구에서는 강력한 중력 탓에 먼 ‘심우주(지구궤도 밖의 우주)’로 나갈 대형 우주선 발사가 쉽지 않다. 중력이 약한 달에 인프라가 갖춰지면 우주선 발사는 크게 수월해진다. 달 남극에서 확인된 대량의 얼음을 이용하면 생존에 필요한 식수와 산소, 이동에 연료로 활용할 수소도 얻을 수 있다.
달 자체의 가치도 엄청나다. 달에는 철, 티타늄 등 금속은 물론, 희토류도 상당히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상에서 보호무역으로 얻기 힘든 희귀광물이 달을 선점하는 세력에게는 문제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단 1g으로 핵융합을 하면 석탄 40톤어치 에너지를 공해 없이 얻을 수 있다는 헬륨3도 달에는 110만 톤이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달 기지와 게이트웨이가 안정화되면 이런 자원을 지구로 운반하는 것도 꿈의 영역은 아닐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도 이제 ‘뉴 스페이스’ 시대로 나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흔히 우주산업은 정부 주도의 1단계(일명 올드 스페이스), 정부가 주도하는 가운데 민간 투자가 늘어나는 2단계(미드 스페이스), 민간기업의 자발적 투자와 혁신이 산업을 주도하는 3단계(뉴 스페이스)로 나뉘는데, 한국은 여전히 1단계인 올드 스페이스와 미드 스페이스의 경계선 정도에 있다는 것이다. 우리보다 앞선 유럽, 일본, 러시아, 중국 등은 2단계로 접어들었고 미국은 이미 3단계인 뉴 스페이스를 선도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도 단지 우주선이나 위성을 쏘아 올리는 수준을 넘어 무한대로 확장 가능한 우주 관련 산업의 수혜를 보려면 서둘러 민간의 참여와 투자를 독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다누리호 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지금은 지난 30년 이상의 한국 우주 개발 1단계를 마무리하고 더 큰 도약을 할 2단계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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