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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위기로 현실화한 밤의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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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7년 6월 미국 매사추세츠주 에식스카운티 린(Lynn)에서 야구 역사상 최초의 야간경기가 열렸다. 린시 대표팀과 세일럼(Salem)시 대표팀이 제너럴일렉트릭(GE)사의 린 공장 부설 운동장에서 치른 경기였다. 경기 결과보다 관심을 끈 건 운동장에 설치된 다섯 개의 조명탑이었고, 당일 보스턴에서 경기를 치른 보스턴 레드삭스와 워싱턴 아메리칸스 선수들도 관객석에 포진했다. 조명탑에는 각 72개의 투광등이 설치돼 있었다.
2년 뒤 대공황과 함께 프로 구단들의 경영난도 심화했다. 직장인은 일 때문에, 실업자는 돈이 없어 경기장에 올 수 없었다. 로버트 스왁해머(Robert Swackhamer)라는 GE 조명 엔지니어가 경기장 조명시설 아이디어를 냈다. 한 철도회사의 역 조차장 야간작업 조명등 설계를 한 직후였다.
관건은 빠른 공을 멀리서도 식별할 수 있을 만큼 밝아야 한다는 거였다. 신시내티 레즈 구단이 승부수를 띄웠다. 홈 구장 주중 평균 관객 3,000명이 채 안 되는 날들이 이어지던 때였다. 구단은 조명등 설치에 약 5만 달러(최근 기준 약 85만 달러)를 투자했다. 1935년 5월 24일 치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첫 야간경기 관객은 2만 명이 넘었다. 프로야구 야간경기 시대가 그렇게 열렸다.
일본 프로야구 첫 야간경기는 미군정기인 1948년 8월 17일 요코하마 게릭 구장에서 열렸다. 당시 신문들은 “촛불 30만 개를 동시에 밝힌 것 같은 한낮의 밝기”라고 소개했지만 타자가 얼굴에 공을 맞고, 타구가 담장을 곧장 넘어갔는지(홈런), 그라운드에 튕겨 넘어갔는지(2루타) 알 수 없어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국내 첫 야간경기는 1966년 10월 동대문구장(당시 서울운동장)에서 열린 실업팀 한일은행과 제일은행 경기였다. 1982년 5월 12일 역시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OB베어스와 해태 타이거즈의 첫 프로 경기는 폭우로 3회 노게임이 선언된 탓에 공식 첫 야간경기는 20일 삼미 슈퍼스타즈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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