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오' 말년 병장 고경표, 실제 군 생활 어땠을까 [인터뷰]

입력
2022.08.14 09:08

고경표가 '육사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싸이더스 제공


내 이름이 왜 천우인 줄 알아? 1,000마리의 소를 키우는 큰 사람이 되라고 지어주신 이름이야.

새 영화 '육사오'에서 편집된 대사다. 배우 고경표가 바라본 '육사오' 천우는 동물들을 사랑하는, 순수하고 맑은 사람이다. 그는 천우의 천진난만함을 표현하고 싶었고, 웃을 때도 해맑음을 담아내려 했다.

고경표는 12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육사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육사오'는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버린 57억 1등 로또를 둘러싼 남북 군인들간의 코믹 접선극이다.

고경표는 남은 전역일을 하루하루 세며 따분한 군 생활을 이어가던 남한 전방 감시초소 GP의 말년 병장 천우를 연기했다. 천우에게는 어느 날 1등 당첨 로또가 운명처럼 찾아오게 되고 그는 북으로 넘어간 로또를 되찾고자 눈물겨운 노력을 펼친다.

고경표의 실제 군 생활

고경표가 과거를 회상했다. 싸이더스 제공

고경표는 지난 2020년 육군 만기 제대했다. 전역하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그는 다시 한번 군인으로 분했다. "군 생활에 대한 기억이 나쁘지 않다"는 고경표는 "군대에서 휴대폰도 한두 달 정도 사용했다. 건조기까지 있었다"고 밝혔다. 아침 운동을 할 때 볼빨간사춘기의 노래를 들었던 경험을 떠올리던 그는 "작지만 소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꼈다"고 말했다.

군필자의 입장에서 읽은 시나리오는 어땠을까. 고경표는 "간부님과 병사들의 위계질서가 삭막할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 그런데 실제 군대에서도 친해지면 그렇지만은 않다. 그 부분이 잘 묻어나는 듯하다"고 이야기했다. 인물들이 '롤린 (Rollin')'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고경표는 이 노래에 대해 "오랜 시간 군인들에게 힘을 줬다. 많은 분들이 호감을 갖고 있지 않을까 싶다. (영화에서) 적재적소에 잘 쓰인 듯하다"고 말했다.

천우 캐릭터 위한 노력

고경표가 '육사오'를 위해 했던 노력에 대해 말했다. 싸이더스 제공

고경표는 천우 캐릭터를 위해 증량을 시도했다. 몸무게 십의 자리 숫자가 7이었던 그는 89kg가량까지 살을 찌웠다. 튀김 피자 치킨 라면 등 야식을 먹고 단기간에 증량을 했단다. 야식을 먹은 뒤 부어 있는 상태로 촬영에 임하곤 했다. "제가 먼저 감독님께 제안을 드렸죠. '천우가 순수하게 표현되고 순박한 이미지였으면 좋겠는데 증량을 하는 건 어떨까요?'라고요. 살 찌우는 건 자신이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감독님께서 '편하게 해, 경표야'라고 해주셔서 마음 놓고 먹어댔어요."

남북 군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만큼 많은 배우들이 북한 사투리에 도전했다. 고경표는 북한 사투리를 평소 접해왔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외가에 이북 쪽 분들이 계셔서 사투리에 익숙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고경표는 "다른 배우분들이 북한 사투리 연습을 정말 많이 하셨다. 나는 디테일하게 구사하진 않아도 괜찮았기 때문에 조금 편했다"고 밝혔다.

의사소통 중시한 배우들

고경표가 '육사오' 촬영 현장을 떠올렸다. 싸이더스 제공

'육사오'는 배우들의 호흡이 돋보이는 현장이었다. 고경표는 상대의 연기에 대해 논하는 게 결례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의사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육사오'의 배우들은 의사소통에 적극적으로 임하며 장면을 만들어갔다. 모든 배우들이 소통 과정을 중시해 리허설도 많이 했다는 것이 고경표의 설명이다.

그는 배우들의 호흡이 작품에 잘 담긴 듯하다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인물 하나하나가 상황에 잘 녹아 있어서 좋았다. 진정성 있게 연기하자는 마음이 컸다"고 '육사오'를 향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고경표는 "몰입되는 표현들을 하려면 우리도 몰입해야 한다. 어설프게 웃기려고 하지 않고 상황에 집중하자는 마음이었다"고 전했다.

지치지 않는 고경표

고경표가 연기를 향한 열정을 드러냈다. 싸이더스 제공

고경표는 지난 6월부터 극장가를 찾은 '헤어질 결심'에 출연했고 '육사오' '서울대작전'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오는 9월 첫 방송되는 드라마 '월수금화목토'로 대중을 만날 예정이기도 하다.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고경표가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그는 "시나리오가 재밌으면 좋다. 제안해 주신 역할들이 과거에 했던 캐릭터와 얼마나 겹치지 않는지도 중요한 포인트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서 집중하는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살면서 노력이라는 걸 언제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면 바로 그때다"라고 덧붙였다.

고경표는 연이은 촬영에도 지치지 않는다고 했다. 연기를 향한 그의 열정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체력과 스케줄이 허락하는 한에서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해 보고 싶단다. "'늘 주연으로 작품을 찍어야지'라는 생각은 안 해요. 연기가 하고 싶은 거지 주연을 하고 싶은 게 아니니까요. 단역도 좋고 특별출연도 좋아요. 제게 쓰임을 주신다면 정말 많이 연기하고 싶어요."

'육사오'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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