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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아보니, 너무 좋아요"...우즈벡 부부의 성주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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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의 두나(29) 씨는 2013년 처음 한국땅을 밟았다. 한국인과 결혼해서 한국으로 떠났던 언니에게서 형부가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가 들려온 뒤였다. 어머니가 "네가 한국에 가서 언니를 도와라"고 말했고, 두나씨는 며칠 후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갓 태어난 둘째 조카를 돌봤다. 언니는 동생 앞에서 한번도 울지 않았지만, 모두가 잠든 시간에 눈물을 흘렸다. 형부는 사고를 당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4세 아들과 갓 태어난 딸을 남겨둔 채였다. 우즈베키스탄에서 결혼식을 할 때 환하게 웃던 형부의 모습은 이제 사진 속에 박제되어 있었다.
"우리 우즈벡 여자들은 강해요. 절대로 포기하거나 약해지지 않아요."
언니는 두 아이와 함께 굳세게 버텼다. 다행히 한국은 일할 수 있는 곳이 많았다. 그렇게 2년 동안 조카를 돌보다가 다시 우즈벡으로 돌아갔다.
"힘든 일 때문에 한국에 와서 살았지만, 한국이 너무 좋았어요. 언제고 다시 오고 싶었죠."
우즈베키스탄에서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얻은 후 남편(디마·33)과 함께 다시 한국을 찾아왔다. 2020년 1월이었다. 남편은 대구보건대학교 치위생과에 입학해 공부를 시작했다.
그 즈음 언니가 경북 성주에 식당을 열었다. 우즈베키스탄 음식을 전문적으로 하는 음식점이었다. '진짜 우즈벡 음식'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우즈벡, 러시아, 몽골,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파키스탄, 키르기즈스탄 등에서 온 외국인들이 단골이 됐다. 한국인 손님도 적지 않았다.
"너 식당해볼래?"
어느 날 언니가 그렇게 말했다.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성주군 성주읍에서 1년 만에 맛집으로 자리 잡은 터라 단골손님이 넘쳤다. 언니는 더 큰 계획이 있었다. 성주보다 우즈벡 사람들이 더 많은 대구로 나가 식당을 다시 열었다. 성주에서보다 더 큰 규모다. 두 자매 모두 식당으로 완전히 자리를 셈이다.
지난 7월에 기쁜 일이 있었다. 그리운 어머니가 한국으로 왔다. 2013년 두나 씨를 한국으로 '파견'했던 분이었다. 코로나19 때문에 2년 동안 만나지 못했던 터였다. 두나 씨는 "한국 생활이 너무 좋은데, 부모님 얼굴을 못 보는 게 제일 힘들었다"면서 "부모님이 오셔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두나와 디마 씨 부부는 "아이가 19살이 될 때까지 한국에 있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가 19살이 되면 대학을 갈 나이가 되면 우즈벡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디마 씨는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면 유럽이나 사우디아라비아에 보내서 대학 공부를 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당이 잘되기도 하지만, 굳이 식당이 아니더라도 한국에서는 일할 곳이 너무 많아서 좋아요. 여름과 겨울이 골고루 있는 날씨도 고향과 비슷하고요. 부모님도 딸들이 있어서 그런지 한국에 오시는 걸 너무 좋아하세요. 다들 한국에 계속 있고 싶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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