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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지는 97 단일화... 박용진 "결단할 때" vs 강훈식 "효과 있겠나"

입력
2022.08.11 16:20
수정
2022.08.11 16:2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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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추격 급한 박용진, 단일화 거듭 제안
안방 '충청' 경선 앞둔 강훈식, 속도 조절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강훈식(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강원 춘천시 G1방송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박용진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춘천=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강훈식(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강원 춘천시 G1방송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박용진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춘천=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 생) 당권주자 간 단일화 논의의 불씨가 꺼져가고 있다. 1차 일반국민 여론조사 시작을 하루 앞둔 11일 박용진 의원은 재차 단일화 논의를 서두를 것을 제안했으나, 강훈식 의원은 사실상 이를 거부하면서다. 당내에서는 두 사람이 극적으로 단일화에 합의하더라도 현재 1위인 이재명 의원(누적 득표율 74.15%)의 벽을 뛰어넘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많다.

박용진 "시간 얼마 남지 않았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공감하면 이제 모두 결단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며 "민심과 당심이 확인되는 방식이면 어떤 방식이든 강 의원이 제안하는 방식으로 단일화를 이뤄낼 용의가 있다"고 했다.

현재 2위(누적 득표율 20.88%)인 박 의원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강 의원과의 단일화를 촉매 삼아 향후 레이스에서 이 의원과의 격차를 좁히려고 했기 때문이다. 특히 반영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일반국민 여론조사(25%)에 앞서 단일화 여부가 결정돼야만 사표(死票)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두 차례 실시하는데, 12일 실시하는 여론조사에 단일화 윤곽을 반영해야만 추격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당내에서는 단일화의 마지노선은 전통적 지지층이 많은 호남 권리당원 투표가 시작되는 17일로 보고 있다. 권리당원의 35.7%(42만1,047명)가 호남에 있는 만큼 더는 미룰 수 없기 때문이다. 박 의원이 "단일화의 데드라인을 정하는 게 불필요한 압박으로 보일 것 같다"면서도 "전당대회 일정상 반환점을 도는 시점이 눈앞에 있고 호남 지역선거(권리당원 투표)가 다음 주에 시작된다"고 단일화를 재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강훈식 "활주로에 단일화란 방지턱 설치한 느낌"

그러나 3위(누적 득표율 4.98%) 강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강훈식이란 사람이 민주당의 비전과 미래를 얘기하는 비행기를 활주로에 띄워야 하는데, 활주로에 단일화라는 방지턱을 설치하는 느낌"이라며 "득표율 20% 후보와 5% 후보가 합쳐서 25%를 만든다고 해서 어떤 파급효과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세종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단일화가 무산된 것으로 봐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며 "지금은 파괴력이 없다는 것이고, 반명(반이재명) 단일화만으로 민주당의 미래를 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여지를 두었다.

충남도당위원장인 강 의원은 오는 14일 충청(대전·충남·세종·충북) 권리당원 투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재명 대세론을 꺾지 못할 바에는 충청에서의 선전을 바탕으로 단일화 협상에 나서거나 향후 정치적 행보를 감안해 완주를 통해 지명도를 높이는 편이 더 낫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 정치적 고향인 충청 경선에 앞서 강 의원이 단일화를 서두를 이유가 없는 배경이다.

단일화가 무산된다고 해도 박 의원에게 마냥 불리하지만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 의원에 대한 견제구를 던지고 있는 박 의원이 비명(비이재명)계의 구심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어서다. 한 호남 출신 의원은 "박 의원이 강 의원보다 비명계 색채가 더욱 뚜렷하다"며 "애초 두 사람의 가치가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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