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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초에 입덧이 유독 심해지는 이유? "갑상선 변화 때문"

입력
2022.08.10 20:15
수정
2022.08.1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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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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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을 하면 갑상선호르몬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임신 초반 3개월까지 태아는 갑상선호르몬을 만들어 내지 못하기에 산모가 이를 공급해 줘야 한다. 30~50% 정도 필요량이 늘어난다. 임신하기 전 갑상선 기능이 정상이더라도 임신하면 초기에 갑상선 기능에 변화가 찾아올 수 있다.

임신 초기 입덧이 심한 이유는 임신 호르몬이 갑상선호르몬 생성을 늘리면서 갑상선중독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중ㆍ후기에는 갑상선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오면서 입덧은 대부분 사라진다. 갑상선호르몬 수치는 출산하면 대부분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간혹 산후 갑상선염 등으로 인해 부족할 수 있다.

조관훈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임신 기간마다 갑상선 기능의 정상 수치가 다르므로 갑상선 기능 확인할 때 임신 몇 주째인지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며 “임신 초기에는 갑상선호르몬 농도가 조금 높아야 태아에게 전달할 수 있다”고 했다.

갑상선호르몬이 필요한 양보다 많거나 적으면 입덧이 나타날 수 있다. 갑상선중독증(Thyrotoxicosis)은 갑상선호르몬이 체내에 많아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조관훈 교수는 “갑상선중독증은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도 불리지만 중독증을 항진증보다 큰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갑상선중독증이 나타나면 다양한 신체 대사 관련 증상이 나타난다”고 했다.

갑상선중독증 원인은 다양하다. 그레이브스병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그레이브스병은 자가항체가 갑상선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면서 갑상선이 일을 많이 하면서 호르몬이 과잉 분비되는 병이다.

또 갑상선자극호르몬을 분비하는 뇌하수체에 선종(혹)이 발생하면서 갑상선자극호르몬 과다로 갑상선호르몬 생산이 늘어났거나, 갑상선 선종이 스스로 갑상선호르몬을 과잉 생성하면서(갑상선 열결절) 갑상선중독증이 생길 수 있다.

이 밖에 갑상선호르몬이 늘어난 것이 아닌 갑상선 염증으로 갑상선 세포가 파괴돼 갑상선 세포에 저장된 호르몬이 일시적으로 혈중에 많아지는 상태(갑상선기능항진증이 아닌 중독증)를 일으키는 아급성 갑상선염이나 산후 갑상선염, 약제 갑상선유발염 등으로도 갑상선중독증이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체중 감소와 피로감이다. 또 더위를 참기 어렵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고 짜증이 잘 난다. 폐경 증후군과 증상이 비슷해 감별할 필요가 있다. 대변 횟수가 늘어나거나 설사를 하기도 한다. 여성 환자는 생리량이 줄면서 생리를 하지 않기도 한다. 탈모가 생기기도 한다.

이 중 그레이브스병의 경우 눈이 커지고 안구가 돌출되면서 출혈이 발생하고 눈이 잘 감기지 않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안병증’이 환자의 30% 정도에서 나타난다. 이로 인해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複視)가 나타나기도 한다.

갑상선중독증은 혈액검사로 진단한다. 이 외에 갑상선 관련 검사인 갑상선호르몬 검사, 갑상선자극호르몬 검사와 함께 갑상선 스캔 검사를 진행한다. 갑상선중독증으로 진단되면 자가항체 및 초음파검사를 추가로 시행한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다르다. 가만히 놔둬도 좋아질 때도 있고,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조관훈 교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아닌 중독증은 갑상선 자체가 일을 많이 해서 생긴 것이 아니므로 대부분 기다리면 좋아지고 대증 치료를 하면 된다”며 “반면 항진증은 약물 요법, 방사선 요오드 치료, 수술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약물 요법으로 대부분 치료한다. 약물 요법에 특별한 부작용이나 반응이 없을 때가 아니면 고용량에서 저용량으로 줄이면서 1년 반에서 2년 정도 약물을 복용한다. 약물 요법으로 절반 정도는 완치되고 나머지는 재발한다. 약물 중단 후에도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약물 부작용은 두드러기ㆍ가려움증 등이 흔히 나타나지만 다른 약으로 바꾸거나 용량을 줄이고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대부분 조절된다.

일부에서 급성 간 기능 악화로 소변 색깔이 탁해지거나 무과립혈증으로 인후통처럼 고열이 생기기도 하는데 1~2개월 사이에 많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이 생기면 약 복용을 즉시 중단하고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음식은 갑상선 질환과 관련 있는 요오드를 과다하지 않게 섭취하는 정도만 조심하면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요오드가 많은 해조류나 해산물 섭취가 많고 장류ㆍ젓갈류 등으로 요오드 섭취가 많은 편이다.

요오드 하루 섭취 권장 기준은 80~150㎍이다. 다시마에 가장 요오드가 많고 미역, 김, 해조류, 유제품, 달걀, 육류, 해산물 등의 순으로 요오드 함량이 높다.

조관훈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러 형태로 요오드를 많이 섭취하고 있기에 따로 챙겨서 먹을 필요는 없다”면서도 “김을 좋아하는 사람의 경우 매일 또는 매끼 먹기도 하는데 그러면 자칫 과잉 섭취할 수 있어 되도록 하루 한끼 이상 먹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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