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2030년까지 강남역·도림천 등 6곳에 빗물배수시설 재추진”

입력
2022.08.1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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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로 2027년 강남역·도림천·광화문 일대
2단계로 2030년 동작구 강동구 용산구 일대
향후 10년간 1조5,000억 원 집중 투자 계획
오 시장 "지방채 발행해서라도 선제적 투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서울 구로구에서 전날 내린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서울 구로구에서 전날 내린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폭우 피해와 관련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3시 ‘집중호우로부터 안전한 서울시를 만들겠습니다'란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2011년 이후 중단됐던 상습 침수지역 6개소에 대한 빗물저류배수시설(대심도 터널) 건설에 10년간 1조5,000억 원을 집중 투자해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2011년 7월 폭우로 16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우면산 사태 이후 추진됐지만 이후 사업이 축소됐다.

서울시는 특히 기상 이변에 따른 기록적 폭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치수관리 목표를 대폭 올리기로 했다. 시간당 폭우 처리 용량을 현재 '30년 빈도 95㎜' 기준에서 최소 '50년 빈도 100㎜'로 높이고, 항아리 지형으로 물이 고이는 강남은 '100년 빈도 110㎜'를 감당할 수 있도록 목표를 상향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정부와 협력해 향후 10년간 상습 침수지역 6개소에 빗물저류배수시설 건설, 기존 하수관로 정비, 소규모 빗물저류조, 빗물펌프장 설치 등을 추진한다. 시는 빗물저류배수시설 건설 1조5,000억원을 비롯해 총 3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빗물저류배수시설의 유효성이 이번 폭우 사태에서 명확하게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간당 95∼100㎜의 폭우를 처리할 수 있는 32만 톤 규모의 저류 능력을 보유한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이 건립된 양천지역에선 침수피해가 전혀 발생하지 않은 반면, 배수시설이 없는 강남지역의 경우 시간당 처리능력이 85㎜에 불과해 대규모 침수피해로 이어진 게 단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1단계로 이번에 침수 피해가 컸던 강남역 일대, 도림천과 광화문지역에 2027년까지 빗물저류배수시설을 우선 구축할 방침이다. 특히 상습 침수지역인 강남역 일대는 3,500억 원을 투입해 당초 건설 계획을 복원하는 근본적인 치수 대책을 추진한다.

관악구, 동작구, 구로구, 영등포구를 흐르는 도림천은 서울시내 지천 중 수해에 가장 취약한 곳인 만큼 3,000억 원을 투입해 배수시설을 건설해 저수·통수 능력을 늘린다. 광화문의 경우 기존에 C자형 관로에서 관로를 하나 더하는 정도로 보완했지만, 근본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라 다시 배수시설 건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2단계로는 동작구 사당동과, 강동구, 용산구 일대를 대상으로 연계사업이나 도시개발 진행에 맞춰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건설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 구체적인 실행 준비를 위해 재난기금 등 관련 재원을 즉시 투입하겠다"며 "6개 지역에 대한 실태와 여건, 설치 방법과 규모 등 방향 설정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하반기에 추진하고 내년도 예산에 설계비 등을 반영해 절차를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어 "대심도 터널공사는 대규모 재정투자가 필요하고 현재와 미래세대를 위한 중장기적인 투자 사업인 만큼, 서울시는 열악한 재정 여건에도 시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선제적 투자로서 필요할 경우 지방채 발행을 통해서라도 추진할 계획"이라며 "정부에는 국비 지원을 요청했고,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긍정적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아울러 "신속한 수해복구와 함께 시민들이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특히 침수피해 가정과 상가 원상복구를 위한 지원, 도로 및 하천의 긴급복구를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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