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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잠긴 서울 강남역...전문가들 "대심도 터널 및 배수펌프장 설치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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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때마다 심각한 상습 침수 피해 지역으로 꼽힌 서울 강남역 인근 지역과 관련, 전문가들은 일제히 '배수시설 취약'을 지적하고 나섰다. 정창삼 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는 "대심도터널을 만들어 물을 지하로 고속도로처럼 대형 관을 통해 한강에 방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한강 수위가 높아질 경우 물이 흘러나가지 못하니 배수펌프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1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강남역 침수 원인과 관련 "빗물이 모두 빗물받이로 들어가지 않고 도로를 따라 하천처럼 흘러나오면서 큰 피해를 야기했다"고 짚었다.
그는 이에 대한 이유를 "1차적으로는 강한 강우 강도가 제일 문제이고, 2차적으론 강남역 주변에 있는 테헤란로 같은 경우 8차선이 넘는 도로인데, 이런 차선에서 빗물받이 설치 간격이나 설치 위치 같은 것들이 빗물을 다 받아들이기엔 적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상에서 빗물받이 개선공사가 필요하단 지적이다.
정 교수는 지하를 통한 배수터널 설치도 제안했다. 그는 대심도 터널을 거론하며 "강남역에 침수되는 물을 지하로 고속도로처럼 대형 관을 통해서 한강 본류 같은 대하천으로 바로 뽑아내주는 과정"이라며 "현재 서울 신월동에 그런 터널들을 설치한 게 이번에 양천구 피해가 적었던 이유"라고 전했다.
이어 "강남역은 서초구 쪽으로, 사실 강남구와 서초구의 경계지역에 해당한다"며 "이 일대 지역이 저지대, 즉 항아리 형태의 구조를 지니고 있어서 항상 물이 고이는 것이다. 해결책으로 대심도 터널을 전문가들이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원철 교수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강남역이 침수된 원인으로 항아리 모양의 지형적 특징을 꼽았다. 그는 "서쪽으로 테헤란로를 따라 역삼역에서 강남역으로 물이 흘러 들어오게 돼 있다. 또 남쪽으로는 뱅뱅사거리, 북쪽에 있는 논현동, 신사동 부근 물들이 전부 강남대로를 따라 강남역으로 모이게 돼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어 "땅속에 배수구나 배수관, 배수터널 등을 만들어 놓아도 한강 수위가 올라가면 물이 흘러 나가지 않는다"며 "배수터널 설치 등과 동시에 오래전부터 제안한 것이 반포천 입구, 지금 동작대교 남단이 시작되는 곳에 배수펌프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 교수는 또 "폭을 올리면 수면 경사가 생겨서 반포천이나 사당천의 물이 국립묘지 앞으로 흘러 내려간다"며 "한강 수위가 상승하면 역류가 돼서 물이 흐르지 않는다. 아무리 위에 터널을 만들어 놓아도"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에 따르면 빗물이 반포천으로 내려오면 사당천과 합쳐져 국립묘지 앞에서 한강으로 연결된다. 이때 배수구를 설치해 확장하더라도 한강 수위가 올라가면 물이 흘러 나가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러면서도 땅속 배수시설 확보는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배수시설 확보가 잘 안 되는 이유에 대해 "그걸 키울 수 있는 공간을 사전에 확보해야 하는데, 각종 통신선이나 전력선 등이 보행로 밑에 마구잡이로 설치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배수시설을 (설치)하려니까 공간이 없다는 핑계를 댄다. 하지만 도시 발달에 따라서 배수시설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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