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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호화 캐스팅 '비상선언', 쓴소리 나오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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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선언'은 제74회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 공식 초청작이다. 배우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등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아왔지만 작품을 본 관객들의 평은 극명하게 갈린다.
'비상선언'은 지난 3일 개봉했다. 이 영화는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 그리고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개봉 7일째인 9일 15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 작품에서 임시완은 물오른 연기를 보여준다. 그가 연기한 진석은 '비상선언'의 빌런이다. 함께 호흡을 맞춘 이병헌은 인터뷰에서 "예쁜 얼굴로 무시무시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더라"고 칭찬한 바 있다. 극 초반에는 임시완의 존재감이 크게 돋보인다. 행선지를 정하지 않고 공항을 찾은 진석은 무시무시한 음모를 꾸민 채 딸의 치료를 위해 떠나는 재혁(이병헌)과 한 비행기에 오른다.
항공 재난 영화답게 비행기에 오른 승객들에게는 위험이 닥친다. 재혁은 진석이 빌런이라는 사실을 일찍이 알아차린다. 형사팀장 인호(송강호), 국토부장관 숙희(전도연)는 승객들을 구하기 위해 지상에서 노력하는 인물들이다. 현수(김남길)은 항공기 부기장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끝까지 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믿고 보는 배우'로 꼽히는 이들이 극을 이끄는 만큼 연기력에는 구멍이 없다. 특히 감독은 선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임시완에게 악역을 맡겨 그의 재발견을 도왔다. 이병헌과 브로맨스를 펼친 김남길의 활약도 돋보인다. 큰 스케일은 작품에 볼거리를 더한다.
그럼에도 '비상선언'이 비판을 받는 이유는 아쉬운 스토리, 매력이 부족한 캐릭터 때문이다. 네티즌들은 한 포털 사이트 영화 페이지에 "이야기가 갈수록 늘어진다" "억지 눈물을 짜낸다" "개연성이 부족한 듯하다" 등의 글을 올렸다. 작품은 극 초반 진석 캐릭터에 힘을 주는 듯하나 그의 활약도 허무하게 막을 내린다. 숙희는 주인공 중 한 명이지만 존재감이 거의 없다. 굳이 이 역할에 전도연이라는 큰 배우를 써야 했을까.
그렇다고 '비상선언'이 의미 없는 영화라 볼 수는 없다. 한재림 감독은 "우리는 크고 작은 수많은 재난을 겪었다. 재난을 마주하고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비상선언'의 인물들을 보면서 자그마한 공감과 위로, 희망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인물들이 손을 잡고 힘든 상황을 이겨내려는 모습, 타인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려는 모습 등에서 이를 느낄 수 있다.
소수의 빌런, 그리고 이에 맞서는 착한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 외 다른 대립 구도를 만들어낸 점도 인상적이다. '비상선언'에는 문제의 비행기에 탄 승객들과 이들이 내리고자 하는 국가들 사이의 의견 차, 착륙을 둘러싼 국민들의 다른 생각들이 담겼다. 비행기가 착륙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사람들에게도 나름의 이유는 있다. 이들을 무조건적으로 비난할 수는 없는 이유다. 작품은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이기심과 희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비상선언' 속 현실감 넘치는 장면들 또한 돋보인다. 제작진은 작품을 위해 미국에서 실제 대형 비행기를 공수했다. 그리고 비행기 본체, 부품으로 세트를 만들었다. 이목원 미술감독은 "이 정도 사이즈로 실제 비행기를 돌려본 사례가 외국에도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더 나아가 작품 측은 비행기 세트를 360도 회전시킬 짐벌까지 완성했다. 조종석 창밖에는 LED 스크린을 설치하고 외부 풍경을 사전 CG 작업, VFX로 연출했다.
'비상선언'이 여러 면에서 의미를 담고자 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같은 시도가 오히려 흥행에는 독이 된 모양새다. 재난 영화에 지나치게 많은 메시지를 욱여넣으며 몰입감을 저하시킨다는 평이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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