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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비웃는 한국 국민연금…4대 공적연금 통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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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일본 공무원이 '한국은 (국민연금) 보험료는 적게 걷으면서 많이 주는 비결이 뭐냐'고 물은 적이 있는데, 이미 공적연금을 통합한 일본이 우리를 비웃은 거다. 이웃 국가들은 '한국이 연금 개혁에 천하태평'이라고 본다."
연금 전문가인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청년세대를 위한 연금개혁 방향' 토론회에서 "국민연금 기금에 950조 원이 쌓였다고 낙관하는데, 이는 가려진 정보에 속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으로 지출할 연금액이 2,500조 원이고, 2092년에는 누적 적자가 2경2,650조 원에 이를 수 있는 현실을 직시하자는 성토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이 위태로운 수준이라며 구조개혁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통령실이 최근 보험료율(기여율)과 소득대체율(지급률) 일부를 조정하는 '모수개혁'을 고심 중이라고 밝혔는데, 구조개혁 없이는 재정건전성을 강화할 수 없다고 비판한 것이다.
대안으로 '4대 공적연금(국민·공무원·사학·군인연금) 통합 운영'을 제시했다. 일단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의 연금 지급 방식을 통합한 뒤 중장기적으로 4대 연금 일원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연금 산정을 위한 기준소득과 소득 재분배 기능이 동일하게 적용돼 세대·계층 간 형평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만 이해당사자 간 갈등을 고려해 연금 재원·제도는 별도로 운영하자는 조건을 달았다. 일본은 이미 연금 재정건정성을 높이기 위해 2015년 이 같은 내용의 '연금 일원화'를 도입했다. 윤 연구위원은 "개편을 통해 공무원연금에서 기인하는 막대한 규모의 국가부채를 대폭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은 이에 대해 "연금 통합에는 동의하지만, 통합 시 공무원의 퇴직연금은 어떻게 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퇴직연금을 적립하는 방식으로 하면 정부가 퇴직금 지급으로 인한 적자 보전에 엄청난 돈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을 냈다.
유럽 일부 국가가 시행 중인 '자동안정장치' 모델을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도입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자동안정장치란 일단 보험료를 크게 인상한 뒤 고령화 속도에 따라 지급액을 자동으로 삭감하는 제도다. 재정 상황에 따라 수시로 모수개혁을 하는 부담을 덜 수 있다.
여당에선 사회적 합의를 위해 연금 구조개혁을 국민투표에 부치자는 주장도 나왔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소속인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정치권이) 개혁 부담을 피하려고 마치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다"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국민투표를 통해서라도 해결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구조개혁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연금 통합 운영에 대한 공은 국회로 돌렸다. 조규홍 복지부 제1차관은 "공적연금을 통합하는 건 여러 부처가 논의할 문제이고, 이해관계자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어 국회 중심으로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자동안정장치 도입에 대해서도 "유연하게 재정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지만, 노후소득보장성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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