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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형 관리 비대위로 명명"… 與 '주호영 비대위' 출범

입력
2022.08.09 18:45
수정
2022.08.09 21:4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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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최다선 주호영, 의총 만장일치로 임명
비대위 활동기간 등은 "당원 중지 모아 결정"
비대위원 구성도 이르면 주말 마무리될 듯
이준석은 "가처분 신청" 법적대응 예고
주호영 "사법절차로 해결은 '하지하의 방법'"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후 국회에서 비대위원장 취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후 국회에서 비대위원장 취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9일 전국위원회 의결로 '주호영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출범시켰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계파색이 옅은 당내 최다선(5선) 의원으로, 동료 의원의 만장일치 추인에 힘 입어 당 혼란을 수습할 구원투수로 지명됐다. 주 위원장은 조속히 당 내분을 수습하는 한편 빠른 시간 내에 정상적인 지도체제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비대위 출범과 동시에 대표직이 박탈된 이준석 전 대표는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예고해 법적 분쟁이 불가피해졌다.

주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비대위원장 임명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의 첫 번째 임무는 당의 갈등과 분열을 조속히 수습하여 하나 되는 당을 만드는 것"이라며 "분열된 조직은 필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표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사이에 불거진 당내 계파 갈등을 해소하겠다는 의미다. 이어 주 위원장은 "빠른 시간 안에 정상적인 지도체제를 구축해 당의 리더십을 조기에 안정시키겠다"고 밝혔다.

판사 출신인 주 위원장은 2004년 정치 입문 이후 대구 수성구(갑·을)에서 내리 5선을 지냈다. 이명박 정부 때 초대 특임장관을 역임한 '친이계'로 분류된다. 지난해 10월 대선후보 경선 당시에는 윤석열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은 인연 덕분에 '친윤계'로도 분류되지만,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가 더 많다. 2020년 9월부터 8개월간 원내대표를 지낸 바 있다.

권성동(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국위원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오 대근 기자

권성동(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국위원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오 대근 기자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전국위를 열고 당대표 직무대행의 비대위원장 임명을 허용하는 당헌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당헌 개정에 따라 오후에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은 주 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내정했으며, 참여 의원 73명의 만장일치로 추인됐다. 이어 전국위에서 비대위원장 임명안이 최종 가결됐다.

주 위원장은 비대위의 정체성에 대해 '혁신형 관리 비대위'라고 명명했다. 당의 쇄신을 도모하되, 전당대회 관리 역할을 겸하겠다는 의미다. 활동기간의 경우 "비대위 체제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비상상황이 언제 해소될 것인지는 비대위원과 의원들, 당원들의 뜻을 모아 향후 일정을 정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당내에서 제기된 10월 전당대회 개최설에는 선을 그었다. 조만간 국정감사와 예산안 편성 등이 예정돼 있는데 전당대회를 열 경우 여당으로서 역할에 소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 위원장은 늦어도 다음 주 초까지 비대위원 인선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비대위원 규모는 주 위원장을 포함해 9명 수준으로 검토되고 있다. 당연직 비대위원 3명(위원장·원내대표·정책위의장)을 제외하고 6명을 새로 인선하는 식이다. 주 위원장은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외부 인사들은 검증 과정을 거쳐 빠르면 주말, 늦어도 다음 주 초쯤 (인선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선 벌써부터 '친윤계'에 대한 견제구가 나오고 있다. 5선 정우택 의원은 "'친윤계' 색채를 가진 분은 비대위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내홍 수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비대위 출범이 확정되자 이 전 대표는 법적대응 계획을 공식화했다.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김용태 최고위원이 가처분 신청을 포기하는 등 당 안팎에서 만류 목소리가 거셌음에도 결국 정면돌파를 선택한 셈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전국위에서 비대위원장 임명이 가결되자 페이스북에 "가처분 신청 한다. 신당 창당 안 한다"고 썼다. 이에 대해 주 위원장은 "정치적인 문제를 사법절차로 해결하는 것은 '하지하(下之下)의 방법'"이라며 "빠른 시간 내에 이 대표에게 연락해 만나고 싶다"고 손을 내밀었다.

장재진 기자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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