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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피해현장 찾고 대통령실은 세 차례 野 반박... '민심 이탈 차단'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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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9일 중부지방에 내린 100년 만의 폭우 대응을 위해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하고 피해 현장을 방문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밤 피해가 속출한 상황에서 대통령의 모습이 안 보였다는 야당 지적을 세 차례 반박하며 공세 차단에 힘을 쏟았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24%(한국갤럽)까지 내려앉은 가운데 재난 대응을 둘러싼 불필요한 논란이 지지율 추가 하락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도록 총력 대응에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긴급 대책회의에서 "국민들께서 충분하다고 느끼실 때까지 끝까지 조치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무엇보다 인재(人災)로 안타까운 인명이 피해받는 그런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국무회의에선 "국민 재산과 생명보다 소중한 게 어디 있겠느냐"며 "끝까지 긴장을 놓지 말아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반지하 주택에 살던 발달장애 가족 3명이 침수로 사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 침수피해 현장을 찾았다. 평소 윤 대통령이 발달장애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가진 것도 현장을 찾은 이유라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직접 우산을 들고 반지하 창문 앞에 쪼그려 앉은 채 침수 현장을 살피면서 피해 주민들을 위로했다. 윤 대통령은 "취약계층일수록 재난에 더욱 취약하다"며 노약자, 장애인 등의 주거안전 대책 수립을 지시했다.
당초 윤 대통령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할 예정이었으나, 수도권의 호우 피해 대응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서울로 국무회의 장소를 변경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폭우와 관련한 일정 내내 취임 후 처음으로 '재난 상황 공무원 복장'인 민방위복을 입었다. 지난달 29일 코로나19 중앙대책본부회의를 정장 차림으로 주재한 것과 달리, 재난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정부 대응을 지휘하고 현장을 찾는 동안,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에 대한 오해를 불식하는 데 주력했다. 전날 폭우 상황에서 서초동 자택에 머물며 한덕수 국무총리 등과 전화통화로 대응을 지시한 것을 두고 야권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대응을 주제로 두 차례 브리핑을 열고 한 차례 반박 성명을 내는 등 이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선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9시부터 새벽 3시까지 실시간으로 보고를 받았고 실시간으로 지침 및 지시를 내렸다"며 "대통령 있는 곳이 상황실"이라고 강조했다.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은 성명서를 통해 '대통령이 이재민이 됐다'는 더불어민주당의 논평에 대해 "대통령이 자택에 고립됐다는 주장도, 집에 갇혀 아무것도 못 했다는 주장도 터무니없는 거짓"이라며 "국민의 고통을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 행보를 멈춰달라"고 반박했다.
이후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나섰다. 이 관계자는 "어제 상황은 사전에 준비하고 예비했던 계획에 의해 대처한 것"이라며 "재난이 발생했을 때 대통령실이 초기부터 직접 지휘에 나설 경우 현장에 상당한 혼선이 발생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2020년 수해 당시 (문재인) 대통령께서 다 마무리된 다음 현장을 찾아 '진작 와서 살펴보고 싶었는데 여러분께 누가 될까봐 못 왔다'고 말했다"며 "정부가 바뀌어도 재난대응 원칙·체계는 일관성있게 유지돼야 바람직하다"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이 재난 발생 초기에 현장을 찾으면 의전·보고 등을 신경써야 하는 만큼 피해 대처에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을 따랐다는 설명이었다.
대통령실이 그간 '반면교사'로 삼았던 문재인 정부 사례까지 들어가며 해명에 나선 것은 폭우 대응 평가가 향후 윤 대통령 지지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윤 대통령은 전날 박순애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사실상 경질하는 등 휴가 이후 인적 쇄신 등에 드라이브를 건 상황인 만큼 논란 차단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야당에선 윤 대통령이 지지율 반등을 꾀하는 시점에 '잘 걸렸다' 싶은 게 아니겠느냐"며 "윤 대통령은 매뉴얼에 따라 정확한 대응을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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