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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침수' 서울 강남·서초 일대 또 당했다... 왜?

입력
2022.08.09 10:45
수정
2022.08.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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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일대, 2010·11·12·20년 이어 올해도 침수
주변보다 지대 낮은 항아리 지형·처리 용량 넘친 강수량 원인인 듯

서울과 경기북부 등 수도권에 폭우가 내린 8일 오후 서울 강남역 일대 도로가 침수돼 있다. 뉴시스

서울과 경기북부 등 수도권에 폭우가 내린 8일 오후 서울 강남역 일대 도로가 침수돼 있다. 뉴시스

8일부터 중부지방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동작구, 관악구 일대가 또다시 물에 잠겼다. 이 구간의 지하철 운행이 중단돼 출퇴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고,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 수일 전부터 예고된 집중호우에도 상습 침수 지역에 대한 서울시의 피해 대책이 허술했던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100㎜ 넘게 쏟아진 폭우 피해는 서울 한강 이남 지역에 집중됐다. 전날 오후 9시쯤 강남구 개포동 개포지하차도, 9시 50분쯤 양재대로 일원지하차도가 양방향 모두 통제됐고, 오후 10시 12분을 기해 잠수교 차량과 보행자 통행도 전면 통제됐다. 동작구 사당로, 강남구 테헤란로, 서초구 잠원로 등에서 도로 침수로 고장 차량이 속출하고 일부 지하철역 운행이 중단되면서 밤 늦게까지 혼란이 이어졌다.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서울 동작구에서 전날 오후 6시 50분쯤 호우로 쓰러진 가로수 정리 작업을 하던 60대 구청 직원이 감전으로 인해 사망했고, 관악구에서는 오후 9시 7분쯤 침수로 반지하에 갇힌 3명이 사망했다. 서초구에서는 지하상가 통로와 음식점, 하수구 인근에서 4명이 물길에 휩쓸려 실종됐다.

지대가 낮고 인근 하천이 많은 강남 일대의 지리적 특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부근은 주변보다 17m 낮은 항아리 지형으로 비가 오면 물이 빠르게 고이는 탓에 2010년과 2011년, 2012년 집중호우 때도 물바다로 변했다. 이에 시는 2015년 ‘강남역 일대 종합배수개선대책’을 발표하고 배수 대책을 추진했지만, 예산과 설계 문제 등으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2020년 중부지방을 강타한 폭우에 또다시 침수됐다.

강남역 일대로 몰리는 빗물을 반포천 중류로 흘려 보내는 ‘반포천 유역분리터널’의 처리 용량이 85㎜에 그치는 것도 한계다. 지난해 5월 오세훈 서울시장은 공사 중인 터널 현장을 찾아 “30년 빈도의 폭우에도 대비할 수 있기에 기대가 크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전날 강남의 시간당 강수량이 116㎜을 기록하면서 방재한계를 뛰어넘었다.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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