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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서 'ㅂ' 'ㅅ' 찾아보세요" 설계자가 공개한 비밀

입력
2022.08.08 12:00
수정
2022.08.0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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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
"시민들 개인적인 기억 만들도록 곳곳에 비밀"
"광장에 숨겨진 훈민정음 28자 찾는 재미"
"바닥에는 서로 다른 8,000개 동그라미가"

7일 재개장한 광화문광장을 찾은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재개장한 광화문광장을 찾은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1년 9개월 만에 재개장해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온 서울 광화문광장을 즐기는 색다른 방법이 있다. 바로 광장 곳곳에 숨겨진 비밀을 찾아내는 것! 광화문광장 설계 단계부터 참여한 김영민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가 그 팁을 일부 공개했다.

김 교수는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여러분들이 광화문 광장을 재미있게 이용하는 하나의 어떤 장치"라며 "훈민정음 28자가 광화문 광장 곳곳에 새겨져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언론에 이미 브리핑을 하면서 몇 개가 공개됐는데 다는 말씀드릴 수 없고 지읒, 이응, 시옷, 이런 것들이 장영실, 이런 키워드로 있다"며 "또 하나 공개되지 않은 팁을 드리자면 밤에 가보셔야지 나타나는 글자도 있다"고 덧붙였다.

'설계자로서 이걸 한번 찾아보면 재미있을 것 같은 한 글자만 찍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김 교수는 "비읍 시옷을 한번 찾아보시라"며 "낮에는 안 나타나고 밤에 가셔야 볼 수 있고, 바닥에 있다"고 문제와 힌트를 줬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비밀을) 다 찾았다' 이렇게 올라오기를 기대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어떤 줄임말이냐'는 추가 질문에 그는 "꼭 그런 건 아니다"라며 "(해당 글자에) 의미를 담기보다 (찾으시면) SNS에 '나는 이렇게 해석했다'고 올려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김 교수는 또 "공개된 것 중 하나가 저희 벤치에 'ㅕ'랑 'ㅑ'가 (새겨져) 있다"며 "저희 팀에서 야당 의원들과 여당 의원들이 같이 벤치에 앉아서 얘기를 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있어 반영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개인적인 기억을 담을 수 있는 장소를 많이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는 그늘과 쉴 데도 없어 공원 같은 장소들을 많이 만들어주고, 그 공원도 단순히 나무가 많은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의미도 담고, 정원 같은 데도 있고, 사진 찍을 수 있는 스팟이라든가 여러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많은 공간들을 만들어 주려고 했다"며 "이런 점이 설계했을 때 가장 크게 바꾸고 싶었는데 잘 구현된 것 같다"고 했다. 훈민정음 28글자를 곳곳에 숨겨놓은 것도 일종의 개인적 기억을 만들어주려는 장치라는 취지로 그는 설명했다.


"광장 어떻게 사용할지는 시민·서울시의 몫"

김영민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 CBS라디오 유튜브 캡처

김영민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 CBS라디오 유튜브 캡처

설계와 공사를 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점을 묻자 김 교수는 '바닥'을 꼽았다. 그는 "광장이라는 게 뭔가를 설계해야 되는데 광장은 또 비워야 해서 할 수가 없어, 설계가 어렵다"며 "너무 많이 채우면 광장이 더 이상 아니게 돼, 사실 디자인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나무와 바닥 포장이 제일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공간은 돌아다닐 수 있게 비워놔야 하니까 바닥에 뭔가를 담아야 했다는 거다.

김 교수는 "광장 바닥에 8,000개 넘는 동그라미가 있는데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일일이 돌에 새겨서 완전한 동그라미가 아니라 조금씩 다르고, 우리 시민 개인을 상징한다"며 "저 동그라미들이 모여서 어떤 큰 패턴을 만들기보다, 좀 보시면 아마 제각각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서울시가 원칙적으로 광화문광장에서의 집회나 시위를 금지한 데 대해서는 "설계자는 꼭 시위 전용 공간이라든가 어떤 그런 것들을 특정했다기보다 (광장의 특성상) 조금 비워놨다"며 "어떻게 사용할지는 사실 시민들의 몫이고, 그것을 가이드하는 건 또 시의 몫"이라고 말을 아꼈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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