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언수행 중인 권성동...물밑에선 비대위원장 인선 조율

입력
2022.08.04 20:00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이 4일 오전 서울 영등포 쪽방촌을 방문해 거주자와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이 4일 오전 서울 영등포 쪽방촌을 방문해 거주자와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이 최근 부쩍 말을 줄였다. "묵언수행 중"이라며 며칠째 현안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5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논의할 전국상임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내부 다지기'에만 주력하는 모양새다. '내부총질' 문자 공개 파동 등으로 당의 '비상상황'을 초래한 책임이 있는 만큼, 비대위 출범까지 몸을 낮춘다는 전략이다.


'싸우는 모습만' 지적에 "빠르게 수습하겠다"

권 대행은 4일 서울 영등포구 쪽방촌을 찾아 취약계층 주거현장을 점검하며 당 상황을 비롯한 현안에 대해선 입을 닫았다. 권 대행은 비대위 관련 이어지는 질의에 거듭 "나중에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대변인을 통해 말하겠다"고만 답했다. '비대위원장을 당 중진 의원이 맡느냐'는 질문에는 "허허허"라며 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그는 쪽방촌을 돌다 '싸우는 모습만 본다'는 주민의 갑작스런 지적에도 "(당 상황을) 빠르게 수습하도록 하겠다"며 "걱정해줘서 고맙고, 죄송하다"고 한껏 자세를 낮췄다.

대신 비대위 출범과 비대위원장 선임을 위한 당내 여론 수렴에 힘을 쏟았다. 권 대행은 이날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접견을 마친 뒤 곧바로 당 3선 중진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갖고 비대위 출범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권 대행은 비대위 운영 방식에 대해 앞으로 꾸려질 비대위에서 성격과 기간을 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이 4일 국회에서 열린 ‘김진표 국회의장-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회담’에 앞서 김상희 전 국회부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이 4일 국회에서 열린 ‘김진표 국회의장-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회담’에 앞서 김상희 전 국회부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권 대행은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의견 수렴 절차가 더 필요하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비대위 체제 전환 과정에서 잡음이 불거질 경우 또다시 책임론에 휩싸일 수 있어 당내 총의를 모으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미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를 필두로 당내에선 당 '비상상황'의 책임을 물어 '권 대행이 원내대표직도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비대위 체제 전환을 매끄럽게 주도해 이러한 비판의 목소리를 무마하겠단 게 권 대행 측 구상이다.


비대위원장엔 '당내 인사' 가닥...주호영·정우택·김태호 거론

하지만 물밑에선 비대위원장 선임을 위한 사전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권 대행은 앞서 당 초·재선 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과 관련해 의견을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대신 당내 중진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선 비대위원장으로 5선의 주호영·정우택·조경태 의원과 3선의 김태호 의원 등이 거론된다. 주 의원의 경우 친이계로 분류되지만 박근혜 정부 때 당 정책위의장을 맡는 등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중국 특사에 내정되는 등 윤석열 대통령과도 가깝다.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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