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원장' 전현희 "하루에 10번씩 사퇴 압박... 너무 힘들다"

입력
2022.08.04 14:00
수정
2022.08.0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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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 출신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감사원의 권익위 감사에 "감사 압박으로 사퇴시키려"
"증거자료 차곡차곡 확보해 향후 강력한 법적 대응"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지난달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메타버스 기반 행정심판 체험 홍보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지난달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메타버스 기반 행정심판 체험 홍보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를 상대로 시작된 감사원 감사에 "표적 감사"라고 맞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출신의 전현희 권익위원장이 4일 "하루에도 10번씩 사퇴 압박을 하는데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내년 6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는 전 위원장은 "겁주기식, 망신주기식, 이례적인 감사라는 압박을 통해 사퇴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지만 법률로는 쫓아낼 방법이 없다"며 "증거자료를 확보해 향후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권익위원장의 자리를 지키는 것은 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이것은 법률상 독립된 기관인 권익위를 지키는 매우 중요한 법과 원칙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하루에도 10번씩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며 "심리적으로 부담이 되고 건강도 굉장히 나빠졌다"면서도 "그런데도 국민들이 위원장 임기를 지키라고 아주 강력히 응원해주시고, 직원들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개인의 문제가 아닌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됐던 전 위원장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현재 윤석열 정부로부터 스스로 물러나라며 사퇴 압박을 받는 상황이다. 전 위원장은 2020년 6월에 임명됐고, 내년 6월 말까지 임기가 1년여 남아 있다. 이 가운데 감사원은 지난 1일부터 3주간 권익위 전 직원을 상대로 공직기강 감사에 들어갔다.

전 위원장은 이날 YTN라디오 '박지훈의 뉴스킹'과 인터뷰에서 감사원의 감사에 대해 "매우 강한 사퇴 압박을 느끼고 있다"며 "작년에 이미 권익위에 정기 감사를 마쳤다. 3년이나 4년 후에 감사하는 게 정상인데 지난주 아무런 예고도 없이 갑자기 들이닥쳐서 매우 이례적인 감사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모습. 뉴시스

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모습. 뉴시스

그는 감사 사유 중 하나로 자신의 근태 문제가 언급된 데 대해 "장관은 서울이나 지방에서 업무를 보고 오후에 세종 사무실에 가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런 것을 지각이라고 망신 주는 보도를 감사 사유로 내는데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부 제보뿐만 아닌 보도도 감사 사유라고 주장하는데, 보도가 논란이 돼서 감사한다면 요즘 언론을 크게 장식하는 교육부, 통일부, 행안부 등 이런 부처도 똑같은 잣대로 감사해야 하는 게 정상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부의 뜻에 맞추라고 강요하는 것은 "위법이자 권위의 독립성, 중립성을 침해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전 위원장은 "감사원과 권익위는 공직기강이나 부패방지를 위해서 정권과 독립돼서 공정하고 중립성을 지키면서 일을 해야 되는 기관이라 다른 정부 부처와는 다르다"며 "이런 권익위에 국정 코드 등을 맞추고 정치적 편향성 있는 입장을 취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그 자체로 위법"이라고 역설했다.

전 위원장은 감사원의 감사에 대해 법적 대응할 것을 예고했다. 그는 "이번 권익위 감사는 위원장 감사를 핑계로 모든 직원들에 대한 복무 감사, 권익위 업무 전반에 대한 사실상의 경계 감사 같은 '백탕 감사'를 하고 있다"며 "원래 목적대로 위원장 사퇴를 위한 압박 감사를 하려면 위원장만 감사하고 직원 감사는 중단해야 된다. 이것은 권한 남용 감사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언론 보도로 감사를 시행했으면 감사원 규칙에 따라 모든 부처 장관들도 공정하게 감사 기준을 적용해 똑같이 감사해야 한다"면서 "제가 변호사인 만큼, 법정 문제를 포함해서 차곡차곡 증거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향후에 강력하게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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