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학교로 돌아갈 수도" 박순애 사퇴 시점 언급 논란

입력
2022.08.04 10:55
수정
2022.08.04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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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3일 후 지방대 총장 만난 자리에서 발언
당시 총장들 "물러날 걸 가정하고 일하나, 무책임"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학기 방역 및 학사 운영 방안 관련 대학총장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학기 방역 및 학사 운영 방안 관련 대학총장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대학 총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내년 3월 학교로 돌아갈 수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관직을 사퇴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달 8일 박 부총리가 취임 3일 후 가진 비(非)수도권 대학 총장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나왔다. 비수도권 127개 대학 총장들로 구성된 '7개 권역 대학 총장협의회 연합'이 수도권 대학의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 확대 방침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박 부총리와 만난 자리였다.

당시 간담회 참석자에 따르면, 박 부총리는 "새 학기에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발언했다. 한 대학총장은 "반도체 등 첨단학과 인재 확충과 관련해서 반발이 강하고 이슈가 많지만 해야 될 일은 속도감 있게 처리하겠다는 식으로 얘기하면서 그런 얘기를 꺼냈다"고 전했다.

박 부총리의 발언은 새 학기가 시작되는 내년 3월 장관직을 그만두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로 돌아가겠다는 취지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당시 간담회에 참석한 일부 총장들은 "물러날 걸 가정하고 일을 하냐. 무책임하다"고 박 부총리를 비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학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는 사안을 정책으로 발표하고 사퇴 시점을 언급한 건 무책임하다는 지적이었다.

일부 참석자는 "박 부총리의 발언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책임을 다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지만,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발언 취지를 고려하더라도 취임 3일 만에 공식석상에서 퇴임 시기를 언급한 건 안정적으로 교육 개혁을 풀어가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교육부는 비공개 간담회에서 오간 발언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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