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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에 모욕당한 시진핑, '극단적 보복'이냐 '완급 조절'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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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두통'을 안겼다. 시 주석은 올해 가을 당대회를 통한 3연임 확정을 앞두고 '하나의 중국' 원칙 공고화에 공을 들여왔지만, 펠로시 의장에게 허를 찔렸다. 체면을 세우기 위해 '강경한 치킨게임'을 할 건지, 안정적 권력 확보를 우선순위에 두고 '완급 조절'을 할 건지 사이에서 시 주석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하나의 중국'은 장기 집권의 길을 열기 위해 시 주석이 반드시 지켜내야 하는 원칙으로 꼽힌다. 중국 지도부에선 '대만 통일'이 숙원으로 통하는 데다 시 주석 역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하나의 중국' 원칙 토대에서 가능하다"고 강조해왔다. 당대회를 앞두고 홍콩(6월)과 신장위구르자치구(7월)를 연달아 방문한 것도 '하나의 중국'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하나의 중국을 실현할 지도자'라는 이미지에 상처가 났다. 2일 펠로시 의장으로부터 "시 주석이 인권과 법치를 무시하고 있다"는 실명 공격도 당했다.
이에 시 주석은 미국에 강경하게 반격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원로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비밀회의인 베이다이허회의가 임박한 터라 더욱 조급할 수도 있다. 중국군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도착과 동시에 대만 주변에서 대대적인 군사훈련을 하겠다고 벼른 것은 이 같은 필요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 주석이 당장 극단적으로 '선'을 넘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현재로선 우세하다. 시 주석이 무력 대응 수위를 올리면, 남중국해 패권을 넘겨주기 어려운 미국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군사적으로 여전히 미국에 열세인 점을 명확히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미국을 직접 때리는 대신 대만에 대한 군사·경제 보복으로 여론을 관리할 공산이 크다. 펠로시 의장이 촉발한 갈등 국면이 여론을 결집시킨다면 시 주석에게 불리하지 않을 거란 분석도 없지 않다.
중국 경제가 흔들리는 점은 또 다른 변수다. 3연임 확정에 앞서 내세울 성과가 부족한 만큼, 당대회까지 경제난을 가중시킬 만한 고강도 외교·군사적 위기는 피하는 것이 시 주석으로선 현실적 선택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에서 "중국의 대응은 일회성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단호하며 꾸준히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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