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법 리스크 지적에 "검·경 정치 개입, 심각한 국기문란"

입력
2022.08.03 17:00
5면
구독

전당대회 출마 후 첫 기자간담회 열어
사당화 우려 "시스템으로 움직여" 일축
97주자 단일화 온도차로 '어대명' 분위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자신을 겨냥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와 관련해 "대놓고 정치 개입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당대회(28일)에 맞춰서 8월 중순까지 (부인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수사를 끝내겠다는 보도를 봤는데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면서다. 당내 경쟁주자들까지 거론하는 사법 리스크를 강하게 반박하면서 이날부터 시작된 지역별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에 맞춰 지지세를 결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내 '사법 리스크' 공세엔 "안타깝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검찰 수사 등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질문에 "수사권을 가진 검찰과 경찰이 그 권한을 가지고 정치에 개입하고, 특정 정치세력의 이익에 공모하는 나라는 없다"며 "가장 심각한 국기문란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놓고 정치 개입을 하겠다는 것인데 수사에도 균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앞서 이 의원 배우자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수사 결과를 8월 중순쯤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이 후보가 당대표 선거 출마 이후 처음으로 마련한 자리였다. 6·1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후 말을 아껴온 그가 오랜만에 언론에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이다.

당대표 선거 경쟁주자들이 제기하는 사법 리스크 공세에도 "국민의힘과 검·경이 쓰는 공격적 언어를 우리 당 안에서 듣는 것 자체가 안타깝다"며 "'당신 수사받고 있으니 리스크다'라고 할 게 아니라 '이 점이 잘못됐으니 문제다'라고 지적하라"고 했다.

"의원 욕하는 플랫폼, 과장된 표현" 자세 낮춰

최근 논란이 된 의원 욕하는 플랫폼 도입 제안에 대해선 "강연 중 재밌으라고 한 과장된 표현이 문제가 됐다"며 "(표현이 과했다는) 지적에 일리가 있다 생각하고, 앞으로 신중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어 "칭찬도 비판도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하면 문자폭탄도 줄어들지 않겠느냐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이 당대표로 선출될 경우 공천 학살 우려 등 사당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는 "그런 우려가 왜 있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민주당은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공당"이라며 "실력과 실적을 갖춘 후보라면 시스템에 의해 선택을 받을 권리가 보장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우리도 그랬으니, 이재명도 그럴 것이라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상대 진영을 비판했다.

2일 강원 춘천시 G1방송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강훈식(왼쪽), 박용진 후보가 악수하고 있다. 춘천=연합뉴스

2일 강원 춘천시 G1방송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강훈식(왼쪽), 박용진 후보가 악수하고 있다. 춘천=연합뉴스


강훈식·박용진 '투표 전 단일화' 불발

이날 대구·경북·강원 지역을 시작으로 본경선 투표에 돌입하면서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 생) 주자인 강훈식, 박용진 의원의 '투표 전 단일화'는 무산됐다. 당초 예상대로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박 의원은 이날 인천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당원투표가 오늘부터 시작한 만큼 선택권 보장을 위해서도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단일화를 강조했다. 반면 강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박 의원이) 비전 경쟁은 없고 오로지 '단일화하자', '3일이 안 되면 12일에 하자'고 한다"며 여전히 온도차를 보였다.

박세인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