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 부침개냐"… 민주, 만 5세 입학 논란에 맹공

"공약에도 국정과제에도 없는 졸속 정책" 지적
교육부 장관 비전문성 문제에 대한 지적도
당권주자 이재명·박용진도 "일방적 정책" 비판

2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1차회의에서 도종환(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5세 입학연령제와 본인의 논문 표절 관련 질타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 움직임을 두고 ‘졸속 정책’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민주당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 모두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비판 성명을 냈고, 당권주자인 이재명, 박용진 의원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민주당 교육위 소속 의원들은 2일 성명서를 내고 “사회적 합의 없는 학제개편 추진은 혼란만 자초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통령 공약에도, 국정과제에도 없는 초등 만 5세 입학과 학제개편은 사회적 논의는커녕 제대로 된 계획도 준비도 없는 졸속 정책”이라며 “추진 근거는 무엇인지, 공론화 과정을 통한 광범위하고 공정한 국민 의견 수렴 방안은 무엇인지, 반대 의견과 갈등 해소를 위한 대안은 있는지에 대한 최소한의 설명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날 처음 열린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서도 맹공을 퍼부었다. 강득구 의원은 “백년대계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학제개편을 대통령 집무실 옮기듯 졸속 추진하고, 논란이 되니까 사회적 합의를 추진하겠다고 한다”며 “교육이 무슨 부침개인가, 학부모와 학생은 마루타인가, 선생님을 바보로 아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강민정 의원은 박순애 교육부 장관을 두고 "이제는 교육부 장관이 인사검증을 거치지 않았다는 절차적 하자뿐 아니라 그분의 비전문성에 대한 얘기도 나온다"며 "이대로 임기를 지속하면 정부에 부담이 되는 게 아니라 교육 현안 전반을 다루는 교육위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간담회에서 “(교육을) 국가적 중장기 과제로서 검토하라고 만든 것이 국가교육위원회”라며 “졸속으로 추진하고, 반대가 심하니 정책에 대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옳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정부에서도 9월 학기제 등을 연구·검토했지만 실제로 추진하지는 않았다”며 “단점이 더 크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당권주자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재명 의원은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하고 나라의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정책을 대통령의 지시 한마디에 일방적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며 “학제 개편방안을 철회하고 원점 재검토하도록 요청드린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박용진 의원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한 장면을 언급하며 “학제개편안은 육아와 고된 노동의 이중고로 고통받는 맞벌이 부부의 애환을 이해하지 못한 졸속 발표이기도 하지만, 어린이들의 놀 권리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그는 “사고 치고 사후 의견 수렴하는 것이 이 정부의 정책방향이냐”고 꼬집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