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도 사퇴하라" 요구 분출... 권성동은 '묵묵부답'

입력
2022.08.01 19:00
수정
2022.08.01 19: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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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직무대행만 사퇴, 말이 안 돼"
의원총회에선 '권성동 거취' 논의 안 돼
리더십 위기 극복은 '윤심'에 달려 있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당·정 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당·정 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벼랑 끝에 몰렸다. 당대표 직무대행뿐 아니라 원내대표직에서도 물러나야 한다는 요구가 당 안팎에서 분출하면서다. 일단 1일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 사퇴 없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추인하면서 한숨은 돌렸지만, 권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조기에 회복될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중론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대표가 사퇴하지 않는 한 비대위를 구성할 수가 없고, 직무대행을 사퇴하면 원내대표도 사퇴하는 것이 법리상 맞는 것"이라며 "원내대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동 승계된 대표 직무대행만 사퇴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도 전날 "권 대행은 당이 나아갈 새로운 비전 무엇 하나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리더십만 바닥을 드러냈다"며 "지금 당장 모든 직을 내려놓아라"라고 촉구했다.

"대통령 사고 상황에 국무총리가 '저는 국무총리직은 유지하고 직무대행은 안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면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느냐"(김용태 최고위원) "원내대표를 내려놓으면 직무대행은 그냥 내려놓아지는 것"(정미경 최고위원) 등 '친이준석계' 인사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내부 총질' 문자 메시지 노출 등 여권 내홍을 자초한 권 원내대표가 위기에서 벗어날지 여부는 다분히 '윤심'에 달려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일각에선 비대위 체제 전환이 윤 대통령의 의중이라는 얘기도 나왔지만 확인된 내용은 아니다. '내부 총질' 문자 파문 직후 윤 대통령이 "며칠 혼났겠다"며 권 원내대표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 것으로 봐선 두 사람 관계가 '손절' 수준까지 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반론이 적지 않다.

다만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원내대표 사퇴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나온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원내대표직 때문에 직무대행을 하는 건데,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지 않으면 오히려 '반성하는 척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이 시점에 원내대표를 새로 뽑게 되면 당내 권력투쟁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일할 수 있는 조건이 최대한 빨리 갖춰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직 사퇴 얘기가 나온다'는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대신 의원총회를 마친 뒤 "(총회에서) 원내대표 사퇴, 이런 얘기는 단 한마디도 없었다. 괜한 오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 "직무대행으로서의 역할을 내려놓을 것"이라면서도 원내대표 사퇴에는 선을 그었었다.


손영하 기자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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