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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접종 후 왜 피곤한가 했더니… 간 기능 이상 실마리 풀어

입력
2022.08.01 14:43
수정
2022.08.01 14:5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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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성필수·인천성모 이순규 교수팀
백신 접종 후 자가면역간질환 발현 확인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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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오랜 기간 피곤함을 느낀 사람이 있다면 간 손상 여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국내 의료진이 백신 접종과 간 질환에 대한 실마리를 풀어냈다.

성필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와 이순규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백신을 접종한 50대 여성 환자의 간 조직을 검사한 결과, 자가면역간질환을 일으키는 T세포(면역세포)가 발현된 걸 증명했다고 1일 밝혔다.

자가면역간질환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몸에서 자신의 간세포도 유해하다고 판단해 스스로 염증을 만드는 질환이다. 발병 초기 피로감과 오심, 구토, 식욕 부진이 나타나고 황달이 발생하기도 한다. 다만 일부는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아 초기에 발견하지 못해 합병증으로 진행되는 환자도 있다.

해당 환자는 기저질환이나 술, 간 질환 약을 복용한 이력이 없는 57세 여성으로, 화이자 백신(mRNA·메신저 리보핵산) 1차를 접종했다. 접종 후 2주간 피곤함과 함께 기력이 약해져 병원을 찾았지만, 신체검사 결과 정상이었다.

다만 이번에 병원을 찾아 혈액검사를 한 결과 간 질환과 연관된 수치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러스성 간염 검사와 간 초음파에선 특이사항이 없었지만, 자가항체 검사에서 자가면역간질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왔다.

백신 접종 후 '간 중복증후군' 확인 세계 최초 보고

성필수(왼쪽)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순규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서울성모병원 제공

성필수(왼쪽)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순규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서울성모병원 제공

의료진은 검사 소견을 종합해 자가면역간질환의 세부 질환인 자가면역성간염과 원발성담즙성 담관염이 동시에 진행되는 '간 중복증후군'이란 진단을 내렸다. 환자는 고용량 약물 치료를 받았고 2주 뒤 간 수치는 정상으로 회복됐다.

연구팀은 백신 접종 후 간 중복증후군 발현을 세계 최초로 보고해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4월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연구팀이 간장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헤파톨로지' 최신호에 "코로나 백신 접종 후 생긴 T세포가 간 손상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자가면역간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국내 첫 사례이기도 하다.

이순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백신 접종 이후 면역반응에 의한 간 손상, 간 기능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기전에 실마리를 제공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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