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수영 "사고로 부모님 잃어... 남편마저 죽으면 어쩌나 걱정" 오열

입력
2022.07.30 10:05

아픔 고백한 이수영에 시청자 응원 쏟아져

이수영이 아픈 가정사를 고백해 눈길을 모았다.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캡처

이수영이 아픈 가정사를 고백해 눈길을 모았다.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캡처

가수 이수영이 부모님을 사고로 잃은 아픔을 고백해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그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이별을 두려워하며 관계에 집착하고 있었다.

지난 29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는 이수영이 출연했다. 데뷔 24년 차 가수임에도 무대 공포증이 있다고 털어놓은 이수영은 어린 나이에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두 동생의 엄마로 살았다. 이로 인해 애착이 생긴 대상과 멀어지는 것을 극도로 견디지 못하는 성인 분리 불안 성향이 생겼다.

이수영은 "가수로서의 삶이 안 맞는다. 너무 힘들다"며 "단 한 번도 내 무대가 좋았다고 느낀 적이 없다. 죽을 것 같고 심장이 터져나갈 것 같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오은영은 "공황발작"이라고 설명했고, 이수영은 "죽을 것 같아서 응급실에 간 적도 있다. 스무 살 때부터 수도 없이 졸도했다. 제 생각보다 공황 발작이 더 일찍 시작된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이수영은 MBC 경연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2'에 출연했던 때부터 무대 공포증이 시작됐다며 "그때 영상을 아직 못 본다"고 고백했다.

부모님의 부재... 집착형 애착 유형이 된 이수영

이수영이 학창시절의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캡처

이수영이 학창시절의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캡처

또한 이수영은 "고등학교 때 독서실에 갔더니 친구들이 나를 무서운 눈으로 보더라. 내가 거지 같다고"라며 "친구 한 명이 (이수영은) 뭘 사줘도 고마워할 줄을 모르고 자기 거 뺏어 먹는다고 했더라. 왜곡해서 이야기해서 그때 내가 독서실에 있는 친구들에게 무릎 꿇다시피 하며 울면서 해명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친구들을 잃지 않으려고 처절하게 노력을 했다. 해명하고 오해를 풀 수만 있다면 뭐라도 할 수 있겠단 생각까지 들었다"며 "내게 친구는 가족 대신이었다. 유일하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동등하게 대해줬기 때문에 친구한테 마음을 많이 주는 건 사실이다"라고 털어놨다.

이에 오은영은 "가깝게 지냈던 사람이랑 헤어지면 늘 마음이 아프고 그렇다. (이수영은) 내가 중요한 대상자라 생각할 때는 거리가 생기고 관계가 멀어지는 걸 두려워한다. 이것을 상실로 받아들이고 슬퍼한다는 걸 알고 있어야 한다. 결국 배우자나 아이와의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준다"고 짚었다.

이수영은 "남편과 연락이 한 번도 안 닿은 적이 없다. 남편은 어떤 순간에도 전화를 받고 만에 하나 못 받으면 무조건 전화를 해준다. 그런데 딱 한 번 남편이 회식 때문에 늦어졌던 날 보통 와이프면 대수로이 여기지 않았겠지만 나는 '사고 났나. 병원에서 전화가 오겠구나'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계속 전화를 했고 휴대폰의 배터리가 없어서 꺼졌더라. 집에 들어오는 남편은 엉엉 우는 날 보고 영문도 모르고 당황하더라. '남편마저 죽으면 난 어떡하지'가 먼저 생각난 게 미안해진다"며 눈물을 흘렸다.

"돌아가시기 한 달 전 통장과 도장 건넨 엄마"

오은영은 "불안이 많아지면 공포 수준이 된다"며 "인생 최고의 공포를 느낀 순간이 언제냐"고 물었다. 이수영은 "아빠가 돌아가신 새벽 이모 집에서 '사고 났다. 병원으로 와라'는 전화를 받았다. 엄마가 택시 안에서 '머리만 안 다치면 된다'를 수도 없이 외쳤다"며 "스무 살 때 엄마의 사고 전화를 받고 똑같이 동생들을 데리고 '머리만 안 다치면 된다'를 외쳤다"고 말했다.

오은영은 중요한 대상에 집착을 느끼는 이수영의 모습을 포착하며 "편안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는 경험이 많지 않았던 거 같다. 책임감도 강하고 다른 사람 이해하는 능력도 좋다. 그래서 더 힘든 것"이라며 어루만졌다.

이수영은 "엄마가 본인 돌아가실 걸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돌아가시기 한 달 전에 돈이 어느 정도 든 통장과 도장을 내게 주면서 '혹시 엄마가 잘못되면 동생들이랑 이걸로 한동안 지내라' 하셨다. 그게 진짜 그렇게 됐다"며 "엄마랑 별로 즐거운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하며 흐느꼈다.

오은영은 이수영의 어머니를 대신해 "고마웠단 말을 네게 해주고 싶다.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했고, 이수영은 오은영의 위로에 대성통곡했다.

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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