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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암’ 갑상선암, 10~30대 발생한 암의 52% 차지

입력
2022.07.29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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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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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은 전체 암 가운데 12%를 차지해 국내 발생 1위 암이다(2019년 국가암등록통계). 특히 갑상선암은 15~34세에서 발생한 암의 52%, 35~64세에서 발생한 암의 18%를 차지해 젊은 층도 많이 노출된다.

갑상선은 목 중앙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는 나비 모양 기관으로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한다. 갑상선 호르몬은 태아와 영유아기 성장과 지능 발달에 꼭 필요하며 우리 몸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갑상선암은 조직학적 분류와 분화도(좋을수록 예후 좋음)에 따라 세부적으로 종류가 나뉜다.

우선 갑상선 호르몬을 생성하고 저장하는 여포세포에서 발생하는 암과 칼시토닌을 생성하는 C-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구분된다.

여포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은 분화도에 따라 다시 분류된다. 분화가 좋은 암으로는 유두상암ㆍ여포상암ㆍ허들세포암이 있다. 분화가 좋지 못한 암에는 역형성암(미분화암)이 있다. C-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에는 수질암이 있다.

갑상선암 중 유두상암 발생 빈도는 95% 이상을 차지한다. 유두상암은 갑상선암 중에서도 가장 천천히 자라며 예후도 좋은 암으로 알려져 있다.

여포상암은 전체의 5% 미만으로 갑상선 유두상암 다음으로 많이 발생한다. 유두상암이 림프절로 전이되는 것과 달리 여포상암은 혈액으로 전이되는데 예후가 좀더 나쁘다.

허들세포암은 여포상암 변형으로 예후가 조금 더 나쁘다. 분화가 좋지 않은 암인 역형성암은 매우 드물게 나타나 전체 갑상선암의 1% 이하를 차지한다. 하지만 신체에서 생길 수 있는 암 가운데 악성도가 높아 예후가 아주 불량하다.

갑상선암은 일반적으로 통증이 거의 없는 목의 혹으로 시작되며 별다른 증상 없이 우연히 발견될 때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암이 커짐에 따라 목 부위 통증이 생기거나 목 주위 조직을 압박해 목이 쉬거나 음식물을 삼킬 때 불편해지기도 한다.

갑상선암 발생률은 1990년대 후반부터 서서히 증가하다가 2000년대 들어 증가 폭이 대폭 커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건강검진 활성화와 초음파 검사 해상도 증가로 작은 결절을 발견하기 쉬워졌고 이에 따라 적극적인 검사를 실시하면 늘어난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갑상선암은 ‘거북이 암’이나 ‘착한 암’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갑상선암은 대부분 진행 속도가 매우 느리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에 따라 크기가 작고 전이가 없는 아주 초기의 갑상선암은 수술하지 않고 지켜보는(능동적 감시)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통계 수치로 보면 갑상선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이 100%를 넘는다. 즉, 갑상선암 환자가 5년 간 생존할 확률이 일반인과 다름없다는 의미다.

그러나 갑상선암을 모두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암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 자체가 주위 조직으로 침범할 수 있음을 뜻한다. 갑상선암도 마찬가지로 가장 흔한 림프절 전이를 비롯해 드물게 폐ㆍ뼈 등으로 전이되기도 한다.

1㎝ 이하 작은 갑상선암에서도 30% 이상의 림프절 전이 소견이 발견된다. 이럴 때에는 재발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또한 젊은 환자에서는 갑상선 전체에 암이 퍼지거나 광범위한 림프절 전이가 진단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게 발견된다. 따라서 갑상선암도 적절한 진단을 바탕으로 적합한 치료 방침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갑상선 결절(종양, 혹) 유무를 판단하는 가장 기본적인 검사는 해당 부위를 손으로 만져서 진단하는 촉진(觸診)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만져지지 않는 작은 크기의 결절이 많아 촉진 외에 갑상선 초음파검사에서 발견될 때가 많다.

초음파검사에서 결절이 발견됐다고 해서 모두 암으로 진단하는 것은 아니다. 결절 모양ㆍ크기ㆍ성질 등을 파악한 후 필요에 따라 가느다란 주삿바늘을 이용한 세침 흡입 검사로 양성 혹은 악성 결절을 진단한다.

갑상선암으로 진단되면 경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로 갑상선 주변 근육ㆍ기도ㆍ혈관ㆍ식도 등의 조직으로 암이 침범했는지 확인한다.

간혹 혈액검사에서는 이상이 없어도 갑상선암으로 진단된 것에 의아함을 느끼는 환자도 있다. 이는 갑상선 호르몬 검사가 호르몬 불균형을 판단하는 검사일 뿐 갑상선암을 포함한 갑상선 결절 여부는 진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갑상선암의 근본 치료법은 갑상선을 절제하는 수술이다. 수술법은 암 크기, 주변 조직 침범 정도, 림프절 전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되며 갑상선 전부를 절제하는 전절제, 한쪽만 절제하는 반절제 등으로 나뉜다.

옆 목 림프절까지 암이 넓게 전이됐다면 옆 목 림프절 제거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갑상선이 목 한가운데 있어 해당 부위를 통해 수술하면 목에 흉터가 남게 된다. 미용 관심이 높은 젊은 층이나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갑상선암 특성 상 겨드랑이ㆍ양측 유륜(乳輪), 입 안쪽 등을 통해 수술하는 방법 등이 고안돼 많이 시행되고 있다.

수술 후 부가적인 치료법으로는 방사성 요오드 치료와 갑상선 호르몬 복용이 있다. 암 크기가 크거나, 주위 조직을 침범했거나, 림프절 전이나 다른 장기 전이가 발견됐다면 재발ㆍ전이를 줄이기 위해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시행한다.

또한 갑상선 호르몬제를 투여해 갑상선암의 성장을 촉진하는 갑상선 자극호르몬(TSH)을 억제함으로써 암 재발을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갑상선 호르몬제는 수술 후 부족한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갑상선 수술 후에는 갑상선 호르몬의 정상적인 조절을 위해 지속적으로 병원을 찾는 것이 필수다.

또한 경부 초음파검사, 경부 및 흉부 CT 검사 등을 정기적으로 시행해 재발ㆍ전이는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 밖에 일상 속에서는 규칙적인 운동, 바른 식습관 등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이초록 용인세브란스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는 “갑상선암은 예후가 양호한 갑상선 유두상암이 대부분이고 기본 치료 원칙인 수술로 높은 완치율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암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수술 시기 선택, 수술 범위 및 방법 등을적합하게 판단해 실시하는 것이 갑상선암 치료에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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