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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사람' 많아 성장, 이젠 안 통한다... '인구 보너스'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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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작년 말 내놓은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2020년 5,183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총인구는 작년부터 줄기 시작해 50년 뒤엔 1970년대와 비슷한 3,766만 명으로 떨어진다.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국은 인구 증가를 바탕으로 고성장을 한 '인구 보너스' 시대였다. 하지만 2070년까지 인구가 1,400만 명 이상 줄어들 한국에서 기존 성장 공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전망이다. 인구 감소로 경기도 가라앉는 현상을 가리키는 '인구 오너스(demographic onus)'가 불가피해서다.
인구 감소에 따른 문제는 정부 공식 입장을 보면 한눈에 알 수 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달 인구 위기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생산연령인구 감소로 성장 제약이 우려되고 지역 소멸 위험도 확산되며 인구 증가 시기에 설계한 교육·병력 시스템 개편도 시급하다"며 "연금제도, 사회보험, 복지재정 등 지속 가능성이 약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사회 체계를 아예 새롭게 짜야 한다는 의미다.
당장 필요한 과제는 경제 허리인 생산연령인구(15~64세) 감소 속도를 늦추는 일이다. 생산연령인구는 총인구보다 빠른 2017년부터 이미 하강하기 시작했다. 생산연령인구 급감은 경제 성장을 뒤처지게 할 뿐 아니라 과거보다 많은 복지 비용 부담을 안기고 있다.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해야 할 노인 비율을 나타내는 노년부양비는 2005년 12.9에서 2021년 23.6까지 껑충 뛰었는데 고령화를 감안할 때 앞으로 더 빠르게 상승할 전망이다.
여성·노인의 경제 활동 참가를 높이는 게 생산연령인구 확충을 위한 대안
으로 제시된다. 지난달 기준 15세 이상 인구에서 취업자·실업자를 더한 경제활동인구가 차지하는 비중(경제활동참가율)은 남성이 74.5%이지만 여성은 55.6%로 크게 밀린다. 거꾸로 보면 인구 감소에 맞서 노동력을 제공할 여력이 여성에게 많이 있다는 뜻이다.
아직 건강하고 생산 능력이 있는 60, 70대 초반 젊은 노인이 일을 더 할 수 있도록 만들자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와 관련 생산연령인구 마지노선을 현재 64세에서 69세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장기적으론 연금 개혁, 복지·조세 제도 개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인구가 줄어드는 마당에 덜 내고 더 받는 현재 국민연금 방식을 방치하면 후세대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갈수록 증가하는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해선 2020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4.3%보다 낮은 한국의 조세부담률(20.0%)을 끌어올리는 등 세금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영수 한양대 교수는 "현 정부가 인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와 비전을 밝히고 관련 문제를 책임질 의사결정 체계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인수위원회에서 인구 TF를 주도한 조영태 서울대 교수는 "윤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연금·노동·교육 개혁은 모두 인구 감소 대응과 맞닿아 있다"며 "이런 구조 개혁에 대해 의지를 드러낸 만큼 잘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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