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로 넘어온 경찰국 신설 논란...180도 다른 여야 접근법

입력
2022.07.27 20:00
5면
구독

야당, 상임위와 인사청문회로 공세 예고
여당, 경찰대 폐지와 처우개선으로 방어

더불어민주당 '경찰장악 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된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경찰장악 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된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경찰과 정부 간 갈등의 공이 국회로 넘어 왔다. 30일 예정됐던 '14만 전체 경찰회의'를 철회한 일선 경찰들이 국회에 입법 대안 마련을 요청하면서다.

이번 사안을 윤석열 정부의 경찰 장악 시도로 보고 강하게 반대해온 더불어민주당은 27일 3선인 한정애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당내 '경찰장악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원내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대책위 활동 방향에 대해 조오섭 대변인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이나 탄핵 등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판 위에 올려 놓고 검토할 것”이라며 “온라인 서명운동과 현수막 게재, 시민사회단체와 연대 활동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가경찰위원회에서 열린 차기 경찰청장 임명제청동의안 심의위원회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가경찰위원회에서 열린 차기 경찰청장 임명제청동의안 심의위원회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행안위 현안질의, 경찰청장 후보자 청문회 통해 견제

민주당은 일단 후반기 국회 행안위 체제가 정비된 만큼 이상민 장관을 불러서 시행령의 위법성을 따진다는 계획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법률 취지에 어긋난 시행령은 담당 상임위가 본회의 의결 등 절차를 거쳐 제동을 걸 수 있다. 행안위 민주당 간사인 김교흥 의원은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행안부와 경찰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열어 법에 위배되는 시행령에 대한 문제 제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8월 4일 실시되는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청문회도 경찰국 신설의 부당함을 알리는 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김 의원은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다가 대기 발령된) 류삼영 전 울산 중부경찰서장과 경찰 직장협의회장, 이상민 장관 등을 증인으로 부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8월 중순부터는 결산 국회로 들어가는 만큼, 속전속결에 나서겠다는 것이 민주당 방침이다.

다만 이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나 탄핵 소추 추진에 대해서는 신중한 기류가 많다. 앞서 나가다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행안부 장관을 지낸 전해철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나와 "지금 탄핵을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빠른 것 같다"며 "더 정확하게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이룬다면 장관에 대한 정치적 책임도 앞으로 물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국회사진기자단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경찰대 개혁과 처우개선책 제시로 국면 전환

국민의힘은 경찰대 개혁과 처우개선책 제시로 국면 전환을 꾀할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행안부 업무보고에서 경찰 인사 제도를 개혁하라고 지시한 만큼 경찰대 폐지를 포함한 불공정 인사 개선을 통해 경찰 내부 여론을 달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이채익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3%의 경찰대 출신 경찰이 경찰청 본청 고위직에 80% 가까이 근무하고 있다"며 "경찰 내부에서도 경찰대에 대한 여러 불만의 목소리가 있고, 이번에도 (경찰국 신설) 문제를 제기한 분들이 경찰대 출신들이 앞장서니까 (경찰대 폐지) 토론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순경 출신 고위직 승진 확대 △경찰공무원의 공안직 전환 등 처우개선책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경찰국 신설과 관련한 개정 시행령이 내달 2일 시행되면 그간 주목 받지 못했던 처우개선 관련 부분도 좀 더 조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택 기자
이동현 기자
우태경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