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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사라진 北 김정은…노병대회 축제에 불참한 속셈은

입력
2022.07.27 17:30
수정
2022.07.2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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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연설한 2020, 2021년과 딴판
"통치 이슈 집중" "中 당대회 고려" 관측
핵실험 준비 등 의미 부여는 이르지만
"제2 조선전쟁" 위협 여전해 도발 촉각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7일 정전협정 체결 69주년을 맞아 제8차 전국노병대회가 전날 평양에서 개최됐다고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7일 정전협정 체결 69주년을 맞아 제8차 전국노병대회가 전날 평양에서 개최됐다고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번에도 없었다. 26일 치러진 '전승절(우리의 정전협정 체결 기념일)' 계기 노병대회에도 예상을 깨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올해 들어 가장 긴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아직은 대외 정세를 관망하면서 내부 결속에 치중할 때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7차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로 언제든 방향을 틀 수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7일 노동신문은 전날 평양에서 열린 제8차 전국노병대회 소식을 전했다. 김덕훈, 조용원, 최룡해, 박정천, 리병철 등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단상에 올랐지만 김 위원장은 등장하지 않았다. 북한 매체가 김 위원장 공개활동 소식을 전한 건 당 생활지도부문 일꾼 특별강습회(2~6일)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한 9일 보도가 마지막이었다. 지난해 11월 한 달여간 종적을 감춘 이후 최장기간 잠행이다.

당초 김 위원장이 이번 행사에서 중요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2020년과 2021년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도 2년 연속 노병대회에 직접 참석해 연설한 전례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당 중앙위 명의 축하문을 통해 "이 땅에서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데 그쳤다. 핵실험으로 위협하거나 미국을 직접 겨냥하지도 않았다.

김 위원장은 왜 침묵을 이어가고 있을까.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이 5, 6월 내내 당 주요 회의들을 주재하는 이례적 모습을 보였는데 당시 '당 조직' 문제가 핵심이었다"며 "통치 이슈에 집중하다 보니 노병대회를 통한 국방정책 홍보 등 메시지 발신 필요성은 덜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를 비롯한 북한 내부 이슈에 더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10월 시진핑 주석의 장기집권을 확정할 공산당 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중국은 북한의 국경 재개방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상태"라며 "그 배경에는 핵실험 등 도발을 자제하라는 압박의 의미가 담겨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 북한이 대외 메시지와 도발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7차 핵실험 카드를 쥐고 있다. 이에 "핵실험 버튼을 누르기까지 김 위원장의 정치적 결단만 남았다"는 평가는 여전하다. 한미 외교안보당국 역시 "핵실험 준비를 마쳤다는 정황이 분명하다"고 일치된 입장을 밝힌 지 오래다.

이와 관련 북한 외무성은 전날 "미국과 남조선이 강행하고 있는 전쟁연습들이 언제 어느 때 제2의 조선전쟁으로 확산될지 예측할 수 없다"고 비난하며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내달 한미군사훈련을 계기로 '맞대응' 성격의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엄포로 읽힌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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