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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 작가 "주인공 안쓰럽기보다 사랑스럽고 멋있게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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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의 제작진이 드라마를 둘러싼 신드롬급 인기에 대해 입을 열었다. 우영우의 시즌2 제작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26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우영우'의 유인식 감독과 문지원 작가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유 감독은 "꿈꿔보지 못한 오름세로 시청률이 오르고 있어서 행복하다"며 "전반부가 우영우가 진짜 변호사가 될 수 있는가의 이야기라면 후반부는 어떤 게 훌륭한 변호사인가에 대한 우영우 나름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우영우'는 1회 시청률 0.9%에서 시작해 7회 만에 10%를 돌파(11.7%)하는 기염을 토했다.
드라마는 3년 전 기획됐다. 영화 '증인'(2019)을 감명 깊게 본 에이스토리(제작사) PD들이 문 작가를 찾아가 '김향기 배우가 연기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지우라는 캐릭터가 성인이 됐을 때 변호사가 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 '그 이야기를 16부작 드라마로 만들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를 물어본 게 발단이었다.
문 작가는 "제 자신이나 가까운 가족, 지인 중에 자폐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스릴러 장르의 영화를 구상하다가 사건의 목격자가 자폐인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떠올렸고 자료 조사를 하면서 엉뚱함, 강한 윤리 의식이나 정의감, 특정 관심 분야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해박한 지식, 엄청난 기억력처럼 자폐 스펙트럼으로 인해 강화되는 인간의 특성에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증인'과 '우영우' 모두 자폐인이 등장하지만 이를 그리는 방식은 미묘하게 다르다. 그는 "증인도 그렇고 많은 창작자가 자폐가 없는 사람, 대다수의 시청자들이 좀 더 편하게 감정이입할 수 있는 사람을 주인공이나 화자로 설정해놓고 그 사람의 시선을 통해 자폐인을 묘사해 왔다"며 "매개인이나 매개체 없이 이상하고 낯선 우영우를 단독 주인공으로 내세운 건 저에게도 도전이었다"고 했다.
제작진은 드라마로 인해 오히려 '정훈' 같은 대다수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과 그 가족이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며 "작품의 한계"라고 인정했다. 유 감독은 "우영우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대표할 수는 없다"며 "자폐인이 수많은 사람들과 부대끼고 진실과 거짓이 충돌하는 세계에 들어가 비자폐인들과 어울려 변호사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드라마이고 거기에 최소한의 개연성을 담아보려고 했다"고 답했다. 그는 그러면서 "자폐인이나 발달장애인들이 마치 특정한 능력이 있어야만 가치 있고 주인공이 될 만한 자격이 있는 것처럼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에는 공감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비자폐인이 자폐인을 연기하고,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연기한 것에 대한 문제 의식도 공감하지만 이 산업 안에서 그런 게 한 번에 되기는 참 어려운 일이다. 다만 이 드라마로 그 길이 조금 앞당겨진다면 보람 있겠다"고 말했다.
문 작가도 "만일 제가 자폐인이거나 가족이나 지인이 자폐인이라면 저도 드라마를 보는 게 굉장히 불편했을 것 같다"며 "다만 제가 의도했던 바는 극단적인 강점과 극단적인 약점을 한 몸에 가지고 있는 인물이라는 설정이었고, 시청자가 우영우라는 캐릭터를 불쌍하고 안쓰러워서라기보다는 사랑스럽고 씩씩하고 멋있어서 응원하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드라마가 특정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는 공론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대형 로펌이라는 공간에 영우 같은 인물이 던져지면 주변 인물들은 어떤 심정이 될까 생각을 많이 해봤어요. 영우는 배려가 필요한 약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내가 아무리 기를 쓰고 이기려고 해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강자이기도 하잖아요. 최수연 변호사 같은 반응도 있을 거고 권민우 변호사처럼 역차별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 여러 입장을 보여주려고 했어요."
그는 "우리는 이렇게 살지 말자,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대사를 쓴 것이 전혀 아니다. 창작자가 작품을 통해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면 시청자가 미리 알고 좀 시시해 하는 것 같다"며 "공동체에 굉장히 낯설고, 이질적인 존재가 들어왔을 때 우리는 그 사람을 어떻게 대하고, 바라볼지 다같이 상상해보자라는 취지"라고 했다.
'우영우'의 시즌2 제작 가능성에 대해 유 감독은 "아직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면서도 "우영우 월드에 대해서는 다들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정도만 말씀드릴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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