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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대국' 일본, 만성 적자 노선 폐지 본격화... "인구감소 직격탄"

입력
2022.07.26 16:55
수정
2022.07.2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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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당 하루 평균 승객 1,000명 미만 노선 대상
국철 민영화 후 처음으로 재검토 조건 확정

일본 홋카이도 왓카나이시 소재 밧카이(抜海)역 전경. ‘일본 최북단 무인역’으로서 철도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높지만 2023년 폐지될 예정이다. 위키피디아 제공

일본 홋카이도 왓카나이시 소재 밧카이(抜海)역 전경. ‘일본 최북단 무인역’으로서 철도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높지만 2023년 폐지될 예정이다. 위키피디아 제공


#. 일본 홋카이도 왓카나이시 소재 밧카이(抜海)역은 일본 최북단의 무인역이다. 철도 마니아들에겐 인기가 높지만, 2023년 폐지될 운명에 처했다. 이용자 수가 하루 10명도 안 돼 운영비를 감당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2019년 철도회사 JR홋카이도가 폐지하기로 한 이후로 왓카나이시가 운영을 맡았지만, 회생하지 못한 것이다.

밧카이역 폐지는 일본 곳곳에서 잇따르는 지방 철도 폐선·폐역 사례 중 하나에 불과하다. 전국의 작은 마을까지 열차가 달리는 ‘철도 대국’ 일본이지만, 지방 인구 감소가 발목을 잡았다.

2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은 적자가 누적된 지역 철도 운영에 대한 전문가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 회의에서 철도 노선 재검토 문제가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은 1987년 국철 민영화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1㎞당 1일 평균 승객 수(수송 밀도)가 1,000명 미만' 등의 기준에 해당하는 노선은 운영 재검토 대상에 일단 올리기로 했다. 곧바로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운임을 올려 존속하는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것이다. 철도회사와 지방자치단체가 구성한 협의회에서 3년 이내 노선 폐지 여부를 확정하게 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1,000명 미만'에 해당하는 노선은 JR 5개사가 운영하는 전국 61개 노선 중 100개 구간이다. 적자 노선이 많은 JR서일본은 '수송 밀도 2,000명 미만'이면 채산성 없는 노선으로 분류하지만, 정부는 '1,000명 미만'으로 기준을 완화해 지자체와 철도 이용객을 배려했다.

'1,000명 미만'에 해당해도 통근·통학 시간에 최대 500명을 넘으면 노선이 유지된다. 재해 시 화물열차가 물자 수송을 담당하는 노선도 제외하기로 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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