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한동훈 장관에 “기업 위축하는 과도한 형벌 개선하라”

입력
2022.07.26 13:40
수정
2022.07.26 14:3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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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업무보고에서 지시
"산업현장 수요 위한 비자정책 유연화 필요"
"부정부패, 서민피해 범죄에 엄정 대응체계 구축"

윤석열(오른쪽)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오른쪽)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과도한 형벌 규정을 개선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산업현장의 인력수요를 고려해 비자 정책 유연화 방안도 법무부에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법무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법무 행정의 최우선을 ‘경제를 살리는 정책’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산업현장의 인력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한 비자 정책의 유연화가 필요하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법제 정비가 필요하고 특히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과도한 형벌 규정에 개선이 필요하다” 등의 지시사항을 한 장관에게 전달했다고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법무부 향해 "기업 활동" 강조한 윤 대통령

법무부를 향한 첫 메시지로 ‘기업 활동’을 강조한 것은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있다면 제거해 나가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지난해 12월 한국경영자총협회 초청 간담회)이라는 윤 대통령의 공약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도 지난 13일 ‘경제 형벌규정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며 윤 대통령 공약에 보조를 맞췄다.

일각에선 이날 윤 대통령의 지시가 중대재해처벌법 등의 개정을 주문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한 장관은 업무보고 후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인 법률 내용을 바꾸라는 지시는 없었다”며 “기업인의 편을 들어주겠다는 취지가 아닌, 형벌 규정이 많을 경우 경제활동 주체들의 위축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개선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부정부패와 서민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를 엄단하라는 당부도 했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은 “검경 간 효율적 협력 체계를 신속하게 완성하고 국세청ㆍ관세청ㆍ금융감독원ㆍ공정거래위원회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체계 구축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교정시설 수용자 처우 개선 및 교정공무원 처우 개선 추진 △흉악범죄 및 아동ㆍ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예방 등을 주문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업무보고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업무보고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이재용 수사' 한동훈 장관 "검사로서 수사... 사면은 대통령 권한"

검사 시절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린 한 장관은 이날 1시간가량 법무부의 추진 정책에 대해 업무보고를 했다. 업무보고 내용 중엔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도 다수 포함됐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검찰 수사의 국가범죄 대응 역량이 심각하게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검찰의 부패 범죄에 대한 대응 역량이 국가적으로 축소되는 부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법무부의 우선과제”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 장관은 8ㆍ15 광복절 특별사면과 관련해선 “오늘 업무보고에서 사면에 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 등을 통해 자신이 직접 기소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면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선 "그분을 수사했던 것은 맞는데 검사로서 일했던 것”이라며 “법무부 장관으로서 대통령의 고유권한(사면권)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한 장관은 ‘인사 문제와 관련해 인사검증을 담당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는 “인사 검증에 관여하기 시작한 사람으로서 대통령 인사업무를 평가하는 일은 주제넘는 일인 것 같다”면서도 “여러 우려가 있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을 생각해 각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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