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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국 반대' 회의 말라는 윤희근 명령에… 반발 댓글 50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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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취임하기도 전에 사실상 ‘리더십 붕괴’ 상태에 빠졌다. 최근 ‘총경 회의’를 계기로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경찰의 집단행동 움직임을 강경 진압하고 나섰지만, 일선 경찰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다. 윤 후보자가 불허 방침을 밝힌 경감ㆍ경위급 ‘전국 현장팀장 회의’는 13만 경찰이 참여하는 전체 회의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경찰 내부망에도 윤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앞서 윤 후보자는 25일 오후 7시 내부망에 서한문을 올려 “더 이상 사회적 혼란과 우려가 생기지 않도록, 유사한 모임을 금한다”고 경고했다. 23일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개최된 데 이어, 30일에는 경감ㆍ경위 등 중간ㆍ초급 간부들이 참석하는 전국 현장팀장 회의도 예고되자 수용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어 “모임이 강행될 경우 엄정 조치가 불가피하다”면서 처벌을 공언했다. 총경 회의를 12ㆍ12 군사쿠데타에 빗대는 등 경찰의 집단행동을 작심 비판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강경 대응 기조에 발을 맞춘 셈이다.
하지만 정부와 지휘부가 강하게 찍어 누를수록 일선 경찰관들의 반발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26일 오전 윤 후보자의 서한문 게시글에는 500여 개의 ‘실명’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서한문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특히 “스스로 사퇴하라” “후배에게 부끄럼 없는 선배가 되길 바란다” “조직 자존심을 지켜달라” “지금 그만두고 박수 받고 떠나라” 등 윤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댓글이 많았다. 일부 경찰관들은 “천주교 박해냐” “댓글은 금지하지 않았네요”라며 윤 후보자의 회의 금지 조치를 비꼬기도 했다. 또 경남의 한 경찰관은 따로 글을 올려 “윤 후보자는 왜 조직에 충성하지 않습니까”라고 직격했다.
윤 후보자가 엄정 조치를 예고한 직급별 회의 역시 그대로 진행되는 분위기다. 전국 현장팀장 회의를 처음 제안한 김성종 서울 광진경찰서 경감은 이날 내부망에 글을 올려 “당초 팀장회의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개최하고자 했으나 여러 현장 동료들의 뜨거운 요청으로 ‘전국 14만 전체 경찰회의’로 변경하게 됐다”고 했다. 수장의 경고에도 오히려 회의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선언이다. 전국 지구대장ㆍ파출소장 모임을 제안한 유근창 경남 마산동부경찰서 경감도 본보 통화에서 “예정대로 회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수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경찰 내부 반발을 겨냥해 “국가 기강 문란”이라고 거듭 경고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국기 문란을 두 번이나 언급한 만큼 현장의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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