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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로 뽑힌 최초의 여성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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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아이슬란드의 압도적인 여성 총파업을 소개하며 당시 레이캬비크 시어터 컴퍼니 예술감독 비그디스 핀보가도티르(Vigdis Finnbogadottir, 1930~)가 당일 예정된 공연 드레스 리허설을 취소하고 파업 대열에 동참한 사실을 소개한 바 있다.
아이슬란드 페미니즘 진영은 5년 뒤인 1980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첫 여성 대통령 선출을 목표로 핀보가도티르를 후보로 추대했다. 남성 후보 3명과 4파전으로 치러진 그해 선거에서 정치 경험도 경력도 없던 핀보가도티르는 33.6% 득표율(2위 32.1%)로 당선, 세계사를 통틀어 선거로 선출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됐다. 그가 1980년 8월 1일 취임했다.
아이슬란드대 교수 겸 토목공학자 아버지와 아이슬란드간호사협회장을 지낸 어머니의 1남1녀 중 첫째로 태어난 그는 프랑스 소르본느와 그레노블에서 불문학을 전공하고 덴마크 코펜하겐대에서 연극사를, 아이슬란드대에서 교육학을 이수해 교사 자격증을 딴, 활동적이고 학구적인 페미니스트였다. 1954년 외과의사와 결혼했다가 1963년 이혼한 뒤, 독신 여성으로서는 아이슬란드 최초로 딸을 입양했고, 1960~70년대 평화운동에 가담해 케플라비크(Keflavik) 공항 미군기지 폐쇄 캠페인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는 대학에서 불어와 희곡을 가르치며, 실험극단인 레이캬비크 시어터 컴퍼니에서 활동했으며, 방학 때는 여행가이드로 돈을 벌었다.
의원내각제 국가의 명예직 대통령이었지만 그는 환경운동가로서, 또 아이슬란드 언어 및 문화 전도사로서 유럽과 국제사회에서 왕성하게 활약했다. 대중적 인기도 매우 높아 4년 뒤 재선거에서 경쟁자 없이 당선됐다. 1988년 94.6% 지지율로 3선에 성공했고, 1992년에도 단독 출마해 무투표로 당선됐다.
그는 만 16년간 재임한 뒤 1996년 출마를 포기했다. 그해 하버드대 존 F. 케네디스쿨의 세계 여성지도자위원회 창립의장을 맡았고, 1998년부터 유네스코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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